각막까지 다 나눠준 정진석 추기경, 통장에 800만원 남긴 사연

뉴스1

입력 2021-04-28 15:59:00 수정 2021-04-28 1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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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본당에 마련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고(故) 정진석 추기경 빈소를 찾은 신도가 조문하고 있다. ‘교회법 권위자’인 정 추기경은 지난 27일 오후 10시15분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했다. 향년 90세. 우리나라가 배출한 두번째 추기경이자 가톨릭교회 교회법전의 한국어판 작업을 주도하고 해설서를 써서 ‘교회법 권위자’로 꼽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1.4.28/뉴스1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28일 오전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2층 로비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이 지난 27일 선종(善終)했다”며 “추기경께선 ‘항상 행복하세요. 행복이 하느님의 뜻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우리나라의 두 번째 추기경인 정진석 니콜라오(1931~2021)가 지난 27일 오후 10시15분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했다. 향년 90세.

허 신부는 유언에 대해 “정 추기경께서 강조한 행복은 자신을 버리는 과정에서 얻어진다”며 “다시 말해 소유하거나 누리는 과정에서 얻는 행복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시간을 보내는 헌신과 자기희생의 과정에서 생기는 행복”이라고 설명했다.

28일 오전 故 정진석 추기경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추모객들이 위령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2021.4.28/뉴스1 © News1


정진석 추기경은 평소 뜻에 따라 선종 후 서울성모병원 안과 양석우 교수의 집도로 각막을 각각 하나씩 두사람에게 기증했다. 허 신부는 “나이가 들면 기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료진의 소견을 듣자 연구용으로라도 써달라고 친필로 부탁하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허 신부는 정 추기경이 각막을 기증한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그는 “추기경의 어머님께서 거동이 불편하실 때 각막 기증을 하셨다”며 “추기경께선 주변사람들이 말렸음에도 각막 기증 과정을 직접 보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선교를 삶의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이에 정 추기경의 남은 유산은 고인의 뜻에 따라 명동밥집에 1000만원, 선교장학회에 5000만원 등으로 기증됐다.

허 신부는 “자신의 말과 행동이 선교에 도움이 되는지를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며 “살아계신 동안에 당신 이름을 딴 장학회를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후에 장학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28일 오전 10시 서울대교구청 로비에서 열린 브리핑 전문.

정진석 추기경 선종(善終)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진석 추기경이 향년 90세로 4월27일 밤10시 15분에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善終)하셨습니다. 정 추기경의 빈소는 밤 12시경에 명동대성당에 마련됐습니다.

정진석 추기경은 염수정 추기경님과 주교님들, 사제들, 수녀님들과 주치의 김영균 교수님과 의료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편안하게 눈을 감으셨습니다. 정 추기경님께서 오래전부터 “감사합니다. 늘 하세요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다” 하셨습니다. 그분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씀입니다.

정 추기경님께서는 항상 선교를 최우선으로 삼아 특별히 생명과 가정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목을 펼치셨습니다.

정 추기경님은 오래전부터 노환으로 맞게 되는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다면서 2018년 9월27일에 연명 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서명했고 2006년도에 자신이 서약한 뇌사 시장기기증과 사후 각막기증이 실시될 수 있도록 의료진에게 부탁했고, 만약 나이로 인해 장기기증 효과가 없다면 안구라도 기증해서 연구용으로 사용해주실 것을 연명계획서에 직접 글을 써서 청원한 바 있습니다.

생전에 가정과 생명운동을 이끌었던 정 추기경님은 생전에 한마음 한몸운동본부에 장기기증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선종 후 서울성모병원 안과 양석우 교수님의 집도로 각막기증이 이뤄졌습니다.

정 추기경님의 통장은 비서수녀님이 관리하셨는데 모든 잔액을 지난달 이미 다 필요로하는 곳에 기증하시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지난 3월 통장에 있는 잔액은 모두 명동밥집, 아동 신앙 교육, 당신이 사후부터 활동을 부탁한 ‘정진석추기경 선교장학회’(가칭)등에 이미 봉헌하셨습니다.

당신의 장례비를 남기겠다고 하셔서, 모든 사제가 평생 일한 교구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니 그건 안 된다고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지난달에 통장 잔액은 모두 소진했고 현재는 800만원정도 남아있고 이 돈도 그동안 수고해주신 의료진과 병원에서 수고해주신 분들에게 선물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정진석 추기경님께서 바라시던 대로 이 땅에 행복과 기쁨이 넘치도록 마음을 모아 추기경님의 선종을 애도합니다.

이제 장례일정을 말씀드립니다. 어제 자정에 염수정추기경님의 주례로 선종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오늘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7시부터 밤10시까지 명동대성당에서 모든 분들은 거리두기를 하며 자유롭게 조문을 할수 있습니다. 일체 화환과 조의금은 받지 않습니다. 코스트홀에서 매일 미사가 봉헌되고 명동대성당에서는 연도가 진행됩니다. 이것은 각 본당별로 이미 정해져있습니다. 그래서 공지된 분들 아니면 참석할수 없습니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른것이라 이해를 바랍니다.

입관은 오는 금요일 오후5시에 염추기경님 주관으로 이루어지고 토요일 10시에 명동대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님의 집전으로 장례미사가 봉헌됩니다.

참석 인원은 정부 방역방침에 따라 준수하도록 하도록 하겠습니다. 교구의 방침에 따라 교구장인 경우 5일장으로 지냅니다. 그래서 정 추기경님의 징례도 5일장으로 진행됩니다.

언론 브리핑은 내일 목요일과 금요일 10시에 코로나19의 거리두기원칙에 따라 비대면으로 진행합니다. 평화방송이 생중계할 예정이고 원하시는 곳은 영상을 제공할 것입니다. 방역원칙준수로 인해 언론 취재에 불편함을 끼쳐 사과드립니다. 내일 10시에 비대면으로 브리핑을 하겠습니다. 궁금하신 사항들이 있으시면 홍보팀에게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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