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에도 싱그럽고 향긋한 봄날 정원처럼, 지친 마음에 힐링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동아일보

입력 2021-04-28 03:00 수정 2021-04-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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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girl Interview
‘세계 최초 한국시장에서 ‘호가든 보타닉’ 출시’
AB인베브 코리아(오비맥주) 하이엔드 브랜드 마케팅 이사 김민희





“벨기에 맥주 호가든의 새로운 제품 라인인 ‘호가든 보타닉’은 최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웰니스(Wellness)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은은한 허브 향을 담은 저도주라는 게 특징이죠. 이번에 출시한 첫 신제품 ‘호가든 보타닉 레몬그라스 & 시트러스 제스트’는 기존 호가든 오리지널 제품(4.9도)보다 더 낮은 2.5도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요.”

AB인베브 코리아의 김민희(40) 이사는 호가든 보타닉에 대해 설명하며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지친 사람들에게 싱그럽고 향긋한 봄날 정원처럼 휴식을 선사하고 싶다”고 덧붙인다. 하이엔드 브랜드 마케팅 이사인 그는 호가든을 비롯해 스텔라 아르투아, 산토리 등 프리미엄 수입맥주의 국내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호가든 보타닉 한국에서 생산해
해외 수출까지 계획


호가든 보타닉을 세계 최초로 한국시장에서 출시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호가든은 밀맥주로, 한국은 밀맥주 시장이 큰 나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호가든 매출로 보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요. 1인당 소비량으로 따지면 본고장인 벨기에에 이어 한국이 세계 2위에 이르고 있어요. 그만큼 한국인의 호가든 사랑이 크다고 할 수 있죠. 호가든을 늘 즐겨 마시다보니, 신상품을 선호하는 경향도 뚜렷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글로벌팀과 함께 연구해 호가든 보타닉을 한국시장에서 가장 먼저 출시하게 됐죠.”


국내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고, 해외 수출까지 계획한다고요.

호가든 보타닉은 현재 전라도 광주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 중입니다. 홍콩에 수출 예정이고, 중국 수출도 논의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맥주를 만들면 맛이 없다는 인식이 과거에 있었지만, 한국의 양조 기술은 현재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AB인베브가 글로벌 회사라서 맥주 퀄리티에 대한 기준이 매우 높고, 자체 프로세스도 잘 갖춰져 있고요. 지난달에는 광주 공장에서 생산한 호가든이 AB인베브 브루마스터들의 내부 퀄리티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어요. 한국 생산 맥주의 수준을 보여준 성과라 할 수 있죠.”


호가든 보타닉의 제품기획 및 레시피 개발 과정에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먼저 소셜 리스닝(Social Listening) 등 소비자 조사를 탄탄하게 진행했습니다. 뷰티, 헬스 분야에서는 허브 제품이 자리 잡고 있지만 맥주, 음료 시장에서는 니치 마켓의 영역에 머물러 있어 가능성을 점쳤죠.

보타닉 콘셉트로 맥주와 어우러져 가장 좋은 맛과 향을 내는 원료가 무엇인지 여러 가지 찾으면서 고민을 거듭했어요. 원래 티(Tea)와 시트러스 중 무엇을 넣을지 망설였는데, 소비자들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게 시트러스 계열이라 시트러스에 집중해 샘플들을 만들어보았죠. 소비자 테스트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한 게 ‘레몬그라스 & 시트러스 제스트’입니다.


올 봄, 소비자들이 호가든 보타닉과 함께하는 모습을 어떻게 그려보나요.

제품을 개발하면서 ‘봄을 탄다’는 표현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어요.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나른하고 싱숭생숭한 것도 있지만, 올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유난히 정신적인 피로도가 높아진 게 사실이에요. 여성의 경우, 독박 육아나 일자리의 불안전성 등이 겹치면 더욱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높고요. 호가든 보타닉의 주 타깃이라 할 수 있는 여성 소비자들이 봄날의 무기력함을 날려버리고 일상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회복하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호가든 컨텐츠 선보일 예정
신제품 ‘호가든 보타닉 레몬그라스 & 시트러스 제스트’는 은은한 허브향의 2.5도 저도주 맥주다.
요즘 홈술이 트렌드인데요.

음주문화가 변해서 집에서 술을 가볍게 즐기는 경우가 많아졌죠. 직장인들의 경우, 코로나19가 끝나도 회식 모습이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 같아요. 라이프스타일이 많이 달라져 맥주 소비 트렌드도 따라가고 있습니다. 저도주 소비가 늘고 있고요.


다른 나라와 구별되는 한국 소비자들의 맥주 취향이 있나요.

명확히 대비되지는 않지만 한국 소비자들이 새로운 트렌드에 더 민감하고 다양한 맥주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1만원 4캔 행사가 있다면, 익숙한 맛의 맥주 한 캔과 함께 처음 접하는 맥주들을 고르는 거예요. 새로운 맥주를 시도해보면서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거죠.


호가든 보타닉의 향후 마케팅 전략은.

호가든의 모토인 느긋하게(Slow Down), 릴렉스(Relaxation)를 콘셉트로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에서 다채로운 컨텐츠를 선보일 예정이에요. 광고 캠페인도 진행 중에 있고요. 단순히 제품 정보 전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호가든 보타닉을 이렇게 마시면 좋더라’ 등 즐기는 상황, 더 나아가 라이프스타일에 녹아들 수 있는 컨텐츠를 보여주려고 해요. 호가든 자체 소셜 미디어에서도 호가든 보타닉 모델이 출연하는 광고 영상뿐 아니라 집에서 따라해 보고 싶은 관련 컨텐츠들을 만들어서 올리려고 하죠.

곧, 라탄 소재 피크닉 바스켓을 사용한 호가든 보타닉 패키지 상품이 나옵니다. 집 옥상이나 봄 피크닉 갈 때 가져갈 수 있도록 만들려고요. 5월에는 향기 브랜드 수향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할 계획이에요. 레몬그라스 향을 넣은 캔들, 디퓨저, 왁스 타블렛 등이 나올 예정이죠. 이 밖에 다른 브랜드들과도 컬래버레이션 진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이사는 “하나의 맥주 상품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먹고, 입고, 사용하는 일상 속 다양한 접점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활발한 컬래버레이션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고.

김 이사는 지난해 여름에도 시즌 상품인 ‘호가든 그린 그레이프’를 출시해 히트시키면서 눈길 끄는 컬래버레이션들을 진행했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펠앤콜(Fell+Cole)과 손잡고 호가든 맥주와 청포도 시럽을 가미한 ‘그린 그레이프 가든’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캐주얼 패션브랜드 스테레오 바이널즈와 함께 옷을 제작하기도 했다. 집에서 호가든을 즐기는 여유로운 순간을 ‘호캉스’로 표현하면서 ‘호가든과 함께라면 우리집에서 호캉스’라는 테마로 ‘호가든×스테레오 바이널즈’ 한정판 컬렉션을 출시한 것.


빠른 회복력과 자기동기부여가
직장생활의 원동력

김민희 이사는 라프레리, 오리진스, 프레쉬 등 럭셔리 뷰티 브랜드에서 10년 가까이 마케팅 매니저로 일한 경험을 갖고 있다. AB인베브 코리아에 합류하기 전, 1년여 간은 미국 뉴욕에 있는 프레쉬 본사에서 글로벌 프로덕트 매니저로 남다른 이력을 쌓기도 했다.

“마침 글로벌 마케팅 부문에서 아시아 여성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던 시점이라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죠. 신제품 개발까지 하게 돼 여성들이 선호하는 원료, 재질, 향 등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간 마케팅 성공 사례를 소개한다면.


뷰티 브랜드에서는 팀원 역할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해요. AB인베브에 와서 한 브랜드에 대해 총괄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위치에 올랐죠. 지난해 호가든 그린 그레이프가 브랜드 매니저(BM)로서 한 제품 마케팅을 이끌어 성공시킨 첫 사례라고 보면 될 것 같고요. 이에 힘입어 호가든 보타닉도 출시하게 됐죠. 2019년에는 스텔라 아르투아 브랜드에서 한국 여성들의 꿈을 응원하는 ‘비컴 언 아이콘(Become an Icon) 캠페인의 일환으로 ‘꿈은 단절되지 않는다’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글로벌에서 성공 사례로 꼽히는 로컬 캠페인이 됐어요.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왔는데, 현재 자리에 이르게 한 원동력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직장생활에서 늘 어려움은 있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닥친 역경을 딛고 얼마만큼 빨리 회복해서 끌고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한 남들에게 인정받으려고 기대하기보다 자기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는 셀프-모티베이션(Self-motivation)을 위해 노력하고요.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면.

지난해 12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4시간씩 목공 수업을 받고 있어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혼자 할 수 있는 것을 찾은 끝에 시작한 자연친화적인 취미생활이죠(웃음). 주로 사무실에서 앉아서 일하다가 직접 무언가를 만지고 몸을 움직여가면서 작업을 하니까 일상에 활력이 생깁니다. 최근에는 식기를 넣는 나무 유리장을 만들었어요. 목공 후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서 호가든 보타닉을 마시는데,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 들죠(웃음).



호가든(Hoegaarden)은…

1445년 벨기에의 작은 마을 호가든에서 탄생했다. 벨기에 수도사들의 제조 비법을 이어받은 밀 맥주로 고수씨앗, 오렌지 필을 사용해 향긋하며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이다. 벨기에 프리미엄 맥주로 세계 3대 맥주대회인 ‘월드비어컵’에서 6회 금상을 수상해 그 품질과 맛을 인정받았다. 현재 전 세계 약 7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김민희 이사는…
이화여대 졸업(광고홍보·중어중문학 전공). 2005∼2013년 라프레리 코리아, 에스티 로더 코리아, LVMH 코리아에서 럭셔리 뷰티 브랜드 마케팅 매니저로 재직. 2014∼2015년 LVMH(미국 뉴욕)에서 프레쉬 글로벌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했다. 2016년 AB인베브 코리아(오비맥주)에 합류해 스텔라 아르투아 시니어 브랜드 매니저로 일하다가 2019년 11월 하이엔드 브랜드 마케팅 이사직에 올랐다. 호가든, 스텔라 아르투아, 산토리 등 프리미엄 수입맥주 국내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글/계수미 기자 soomee@donga.com
사진/AB인베브 코리아 제공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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