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학원가에 청소년 심리지원센터 ‘사이쉼’ 문 열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1-04-28 03:00 수정 2021-04-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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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심리상담-놀이치료 제공
학업 스트레스 해소, 안정 도모
학생들 소통-휴식 공간 마련도


26일 서울 강남구 청소년 심리지원센터 사이쉼 개소식이 열렸다. 정순균 강남구 구청장(가운데)과 한용대 강남구 구의회 의장(왼쪽 5번째), 양오승 강남구 보건소장(오른쪽 첫 번째) 등 30여 명이 이날 개소식에 참석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서울시 강남구는 26일 구의원, 지역주민 등 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국내 최초로 학원가 밀집지역에 ‘강남구 청소년 심리지원센터 사이쉼’ 개소식을 가졌다.

청소년 심리지원센터 사이쉼은 과도한 경쟁과 학업으로 지친 청소년들의 안정과 회복을 위한 청소년 전문 심리지원 기관이다. 사이쉼이란 아이와 어른 ‘사이’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이, 학원과 학교를 오가는 ‘사이’에 마음을 위로받고 나와 우리 ‘사이’를 회복한다는 의미다.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로 지친 청소년이 소통할 수 있는 무료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강남구는 대치동 학원가 청소년들을 위한 복지사업의 하나로 2019년도부터 사이쉼을 준비해 왔다. 2년여에 걸친 지역조사와 주민 의견수렴, 정신건강 전문가들의 자문 등을 거친 결과 열게 된 곳이다. 강남구는 서울시 전체의 약 16%에 해당하는 3354여 개 학교교과 교습학원과 평생직업 교육학원이 있는 학원 밀집 지역이다.

서울 강남구보건소가 작년 하반기 관내 초중고 29개 학교 3400여 명을 대상으로 강남구 청소년 정신건강 현황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5%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코로나 우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7%가 1년간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끼며, 심지어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한 경우도 6.6%에 이르러 청소년들의 정신적 위기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양오승 강남구 보건소장은 “동아일보가 생명사랑 캠페인으로 준비 중인 소생캠페인(소통은 생명입니다)의 출발이 이곳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며 “청소년들이 부모와 친구, 학교 등에서 소통을 통해 힘든 마음을 극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이쉼은 청소년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치동 학원가 중심부인 서울 강남구 도곡로 420에 전용면적 285m²의 2개 층 규모로 위치하고 있다. 지난해 구청 초중고 29개교 3400여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힐링 공간에 관한 조사 결과 ‘편하게 쉴 수 있는 개인공간’, ‘모임활동이 가능한 곳’, ‘간단히 취식할 수 있는 곳’ 등을 원하는 청소년들이 많았다.

2층은 이러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친화적이고 따뜻하며 아이들의 감각에 따라 자연스럽게 활동을 이끌어주는 열린 놀이 및 휴식 공간으로 조성했다. 또 3층은 △정신건강전문가의 심리상담 및 평가 △뉴로피드백 훈련 △놀이치료 △청소년·부모 대상 심리교육 등이 수시로 운영된다. 특히, 개인 맞춤형 두뇌훈련 프로그램 뉴로피드백 훈련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가 청소년 공공정신건강서비스 프로그램으로 가장 먼저 도입했다. 비용도 무료다.

이날 개소식은 경과 보고, 시설 관람 순으로 진행됐다. 구청장과 지역주민들, 청소년복지기관 종사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의견 청취 및 건의사항 수렴 등 소통의 시간도 가졌다. 이날 개소식은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행사장 규모를 고려해 참석인원을 제한하고, 마스크 착용, 발열검사, 좌석 거리 두기, 손소독제 비치는 물론 행사 전후 철저한 방역하에 진행됐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강남구가 청소년들의 생활권으로 직접 찾아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정신건강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안전망을 구축해 전인적 발달과 성장을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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