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성 하늘 날고, UAE 탐사선 쐈는데… 韓은 내년 달 궤도선 발사[인사이드&인사이트]

동아일보

입력 2021-04-27 03:00:00 수정 2021-04-27 10: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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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주기술 어디까지 왔나

2월 25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1단 인증모델은 101초간 엔진에 불을 붙이는 종합연소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우주를 향한 ‘대항해시대’가 성큼 다가온 듯하다.

19일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이 띄운 헬기 ‘인저뉴이티’는 인류 최초로 화성 상공을 날아올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는 24일 로켓과 우주선을 재활용해 만든 민간 우주선으로 첫 유인 우주 비행에 성공했다.


일부 선진국만의 얘기는 아니다.

2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화성 탐사선 ‘아말’이 화성 궤도에 안착하기도 했다. 》

본격적인 우주 경쟁 시대에 한국은 어디쯤 와 있을까. 2030년 ‘세계 7대 우주 강국’ 도약을 공식화한 한국은 위성과 발사체 개발을 중심으로 맹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유인 우주 탐사를 추진하는 선진국들과의 격차는 여전하다. 꾸준히 투자를 늘리고 전담 조직체계를 정비하는 등 뚝심 있게 밀고 나가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위성-발사체 두 축으로 개발…‘7대 우주강국’ 목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1단부 종합 연소시험’을 참관하고 “한국형 발사체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도전적인 우주 탐사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내년에 달 궤도선을 발사하고 2030년까지 우리 발사체를 이용한 달 착륙의 꿈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날 75t급 액체엔진 4기를 묶은 300t급 1단 엔진 최종 시험에 성공한 누리호는 올해 10월 첫 발사를 앞두고 있다. 누리호는 1.5t 무게의 인공위성을 고도 600∼800km의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발사체다. 길이 47.2m, 무게 200t으로 1단 엔진을 비롯해 75t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된 2단 엔진과 7t 액체엔진 1기로 구성된 3단 엔진이 장착된 3단형 로켓이다. 한국은 누리호 개발을 위해 2010년부터 1조9572억 원을 투입했다.

독자 기술로 개발한 첫 우주 발사체인 만큼 누리호의 발사 성공 여부는 국내 우주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중요한 이정표다.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미국과 옛소련, 유럽, 중국 등에 이어 세계 7번째로 75t급 액체엔진 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된다.

발사체와 함께 한국 우주 개발의 한 축인 위성 분야에서는 정지궤도 복합위성과 차세대 중형 위성 등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공공통신을 위한 3.5t급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 3호가 2027년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지난달 22일에는 공장에서 찍어낼 수 있는 양산형 인공위성 ‘차세대 중형 위성’ 발사에 성공하고 민간 위성 개발 시대를 열었다. 500kg급 표준형 위성 플랫폼을 개발하고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국내 우주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개발 중인 차세대 중형 위성은 2025년까지 총 5기를 개발한다.

○ 우주 탐사 목표에 접근…미국의 60%인 경쟁력 높여야


위성과 발사체 중심의 국내 우주 개발은 2022년 달로 향할 한국형 달 궤도선 개발을 기점으로 우주 탐사라는 본연의 목표에 접근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1일 달의 궤도를 돌며 임무를 수행할 탐사선의 임무를 공개했다. 달의 표면과 남극의 영상을 촬영하고 2030년 달에 보낼 예정인 한국형 달 착륙선의 착륙 후보지를 좁히는 임무도 진행한다. 달 궤도선이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미국 옛소련 일본 인도 유럽, 중국에 이어 7번째로 달을 탐사하는 국가가 된다.

우주 탐사 사업을 명확히 설정하면 발사체의 성능 개량과 사용 목적도 정확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2030년 달 착륙선을 보내기 전 리허설을 위해 2029년 지구에 3만6000km까지 근접하는 소행성 ‘아포피스’를 탐사하자는 계획도 내놨다. 한국의 우주 탐사 계획이 달 궤도선과 착륙선 사업이 전부인 만큼 아포피스 소행성 탐사가 두 사업 사이 공백을 메워 우주 개발 전략을 더욱 탄탄히 할 수 있다는 제안이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책임연구원은 “우주 공간을 탐사하려면 발사부터 탐사선 도킹, 착륙, 대기권 재진입, 추적기술 등 각종 기술이 필요하다”며 “우주 탐사 핵심 기술 대부분이 다른 우주 개발 기술 수준과 밀접하게 연결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한국의 우주 기술 경쟁력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우주 강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연합(EU)의 눈높이는 이미 유인 우주 탐사에 맞춰져 있다. 미국은 2024년 유인 달 착륙을 위한 ‘아르테미스’ 미션과 2033년경 유인 화성 탐사를 노린다. 2월 화성 탐사선 ‘톈원 1호’를 화성 궤도에 진입시킨 중국은 유인 달 탐사는 물론이고 유인 우주정거장과 달 과학기지 구축을 위해 러시아와 손잡았다. 지난해 말 소행성에서 시료를 채취해 지구로 귀환시킨 일본과 2035년까지 화성 탐사 계획을 내놓은 EU, 올해 달 착륙선을 발사하는 인도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달 과기정통부가 공개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2020년 기술수준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우주발사체 개발 및 운용 기술 수준은 미국의 기술 수준을 100%로 했을 때 60%에 불과하며 기술 격차는 18년이다. 중국(85%), 일본(85%), EU(92%)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거리가 멀다.

○ 투자 늘리고, 전담 조직 개편 필요
우주 개발을 위한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일단 우주 개발 관련 예산과 인력 규모에서도 주요국들에 비해 현저히 뒤처진다. 가장 최근인 2018년 수립된 ‘제3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총액 대비 우주 개발 예산은 1.5∼3.5% 수준이다. 연도별 예산 차이는 있지만 국내 우주 개발 R&D 투자금액은 미국의 2%, 일본의 20%, 인도의 60% 수준에 그친다. 우주 개발 기관 인력도 2018년 기준 나사 1만7373명, 유럽우주국(ESA) 2342명,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1520명 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964명 수준이다.

우주 기술 개발 계획을 뚝심 있게 추진해 나갈 거버넌스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주 개발 정책은 현재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국 내 거대공공연구정책과와 우주기술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다가오는 우주 탐사 시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체계로는 역부족으로 독립 행정기관인 ‘우주청’ 설립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우주 개발 정책을 담당하는 ‘국’ 정도로 위상을 높이는 방안이 현실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10월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 내년 누리호 2차 발사와 달 궤도선 발사를 앞둔 시점에서 ‘국’으로의 거버넌스 개편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수 reborn@donga.com·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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