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게 없는 편의점… 삼성 충전기-무신사 옷도 판다

이지윤 기자 , 황태호 기자

입력 2021-04-26 03:00 수정 2021-04-26 03:2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한 점포-여러 가게’ 숍인숍 바람
프랜차이즈 카페 입점하고
지역 농산물 판매 매장 있는 곳도
“이커머스 확산에 대응한 전략”


이마트24는 27일부터 삼성전자 정품 모바일 액세서리 6종을 매장에서 판매한다. 이마트24 제공
편의점업계가 하나의 점포에 여러 가게와 브랜드를 동시에 입점시키는 ‘숍인숍(shop in shop·가게 안의 가게)’ 방식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숍인숍은 본래 하나의 공간에 2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는 ‘1점포 2가맹’의 개념이었다. 하지만 최근 소규모 점포에서 다른 오프라인 유통망이 있는 브랜드 제품을 파는 전용 매대를 따로 도입하는 등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편의점들이 유통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취급하는 제품을 다양화하는 등 생존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 편의점에 들어선 커피, 농산물, 가전 매장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 내에 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푸드의 음료 브랜드 ‘스무디킹’ 매장을 숍인숍 형태로 도입한 점포가 300개를 넘어섰다. 스페셜티 커피와 프리미엄 베이커리로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 ‘페이브’가 입점한 이마트24 매장도 50곳이 넘는다. 강원 횡성군 이마트24 둔내점처럼 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매장을 숍인숍 형태로 입점시킨 곳도 있다.

이마트24는 삼성전자와 협약을 맺고 27일부터 편의점업계에서 처음 삼성전자의 정품 모바일 액세서리를 전국 매장에서 판매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대형 가전 할인매장이나 대형마트에서만 판매되던 제품을 동네 편의점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도록 했다”며 “향후 모바일 신제품, 웨어러블 상품 등으로 상품군을 꾸준히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S25는 헬스&뷰티 스토어인 ‘랄라블라’의 상품 60여 종으로 구성된 전용 매대를 갖춘 점포를 지난해 11월부터 도입했다. 현재 랄라블라를 숍인숍으로 둔 GS25는 300여 곳에 이른다. 랄라블라는 이 같은 숍인숍 방식으로 기존 매장보다 더 넓은 지역에 진출할 수 있고 편의점을 통해 24시간 영업도 가능해졌다. 판매망과 시간대가 그만큼 늘어난 셈이다. GS25는 올 하반기부터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의 티셔츠, 드로어즈 등 자체 브랜드 의류를 판매할 계획이다.

○ “소비자 발길을 잡아두려는 전략”


GS25 내 랄라블라나 무신사 매대는 점주가 별도의 가맹사업에 가입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로선 한 점포에서 여러 유통 브랜드의 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GS25 관계자는 “온라인 고객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당기고 MZ세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에선 2년 전부터 속옷 브랜드 비비안과 협업해 경량 패딩조끼를 겨울 시즌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올 1월엔 새로 발매된 닌텐도 스위치 게임을 세븐일레븐 점포를 통해 사전 예약제로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앞서 외식업계에서는 2010년대 들어 임차료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이 같은 숍인숍이 급증해왔다. 하나의 매장을 음식점이나 옷가게, 카페, 코인세탁소 등으로 나누거나 ‘낮에는 식당, 밤에는 호프집’처럼 두 가지 브랜드를 시간을 나눠 운영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늘리려는 취지였다. 편의점업계의 숍인숍도 무한 경쟁에 접어든 가맹점의 매출을 늘리는 방편으로 도입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확산에 대응해 편의점에 소비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leemail@donga.com·황태호 기자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