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부동산 세제 원칙 쉽게 흔들면 안돼”

박효목 기자

입력 2021-04-24 03:00 수정 2021-04-2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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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완화 요구에 ‘신중’ 강조
與내부서도 잇달아 반대 목소리
소병훈 “쓸데없는 얘기 입 닥쳐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 등 정부 부동산정책 전환 여부를 두고 여권 내 이견이 점점 증폭되고 있다.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세제 완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었지만,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사진)는 23일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제기된 종부세 완화 요구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정부가 유지해 온 원칙이 있고 세제를 지금처럼 설정한 것에도 이유가 있다. 그 원칙을 쉽게 흔들어버리면 부동산 시장 전체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당 의원들도 세제 완화 반대 의견을 연이어 표명했다. 국회 국회교통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은 5200만의 나라다. 52만의 나라가 아니다”라며 “부동산 문제는 이제야 자리를 잡아간다. 더 이상 쓸데없는 얘기는 입을 닥치길 바란다”고 적었다.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종부세 완화에 반대한다는 의미다. 진성준 의원도 “종부세 부과 부담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고 하는 것은 잘못 진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정책 방향을 둘러싼 갑론을박과 관련해 정책 결정권을 쥐고 있는 청와대는 여당의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청와대 관계자는 “부동산 문제는 선거에서 표출된 민심에 따라 여당에서 먼저 의견을 정리해야 한다”며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의견이 수렴되면 당정청 간 조율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부동산특위 위원 구성을 위한 간담회를 갖는 등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날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부동산정책이 논의됐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최고위가 끝난 뒤 “청년과 무주택자, 1주택자에 대한 대책, 투기 근절 대책 등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면밀한 설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이뤘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부자 감세’ 논란이 뒤따르는 종부세는 후순위로 두고, 우선 실수요자와 1주택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먼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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