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용돈도 코인으로”…주부·청소년까지 겁없는 투자

뉴스1

입력 2021-04-23 06:27:00 수정 2021-04-23 08: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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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투기 광풍이 거세다. 2017~2018년 대한민국에 불어 닥친 ‘가즈아 열풍’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코인에 투자금을 넣으면 넣은 만큼 돈이 복사된다고 해서 ‘돈복사’라고 불릴 정도다. ‘한탕’을 노리고 불나방처럼 너도나도 투기열풍에 뛰어든다. ‘도박판’이 따로 없다.

22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고객센터 시황판 앞에서 직원이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22일 오후 1시 현재(한국시간 기준) 글로벌 코인 시황을 중계하는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4.93% 급락한 5만3427달러를 기록, 이로써 비트코인 시총은 9924억 달러로 시총 1조 달러가 깨졌다. 2021.4.22/뉴스1 © News1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 암호화폐)으로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벌었다는 풍문이 곳곳에 퍼지자 일확천금을 노리는 주부와 청소년까지 투자 광풍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주부 코인 투자자 강모씨(53·여)는 2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친구 권유로 지난해 여름부터 조금씩 투자하기 시작해 지금은 총 1800만원을 투자 중이다”며 “최근엔 아들들에게 투자를 권유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는 성공담이 지인들과 SNS를 통해 빠르게 전해지며 2030세대뿐만 아니라 4050 주부들 사이에서도 단골 대화거리가 됐다. 2030세대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등으로 투자한다면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도 있어 투자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는 것이다.

강씨는 “작년 8월 이더리움을 샀다는 친구가 지금까지 안 팔았다고 하는데, 몇 배의 수익을 올렸다더라. 주변 1명이 시작하니 다들 말은 안하지만 저마다 다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아들한테 물어보기도 한다”고 했다.

특히 자녀들의 용돈을 코인으로 주거나 코인 관련 용어들을 모두 이해하고 있는 등 젊은 세대 못지않게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강씨는 ‘스테이킹(코인을 예치해 사고팔지 못하지만 이자를 지급받는 서비스)’, ‘물타기(코인 가격 하락시 추가 매수해 평균 단가를 낮추는 것)’, ‘존버’ 등 코인 관련 용어들을 모두 알고 있었다.

강씨의 친구 이모씨(53·여)는 “자녀 용돈 일부를 ‘페이코인’으로 줘보기도 했다”라며 “오히려 아들이 코인거래소 아이디, 계좌가 없길래 요즘 애가 코인도 모르냐면서 혼냈다”며 웃음 짓기도 헀다.

온라인에서도 ‘코인 홀릭’에 빠졌다는 주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맘카페 등에서는 “주변에서 하도 많이 하길래 시작해봤어요”, “엄마들 만나도 다들 코인이나 주식 얘기만 해요”, “소액이라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코인을 사고 싶다는 미성년자들의 문의 글도 온라인에서 많이 보인다. 미성년자들도 코인 광풍에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다만 2017년 11월부터 미성년자의 코인거래소 신규 가입이 중단돼 사실상 거래가 금지된 상태다.

그럼에도 온라인에서는 “미성년자도 코인에 투자할 수 있나요”, “부모님 몰래 거래소 가입하는 법” 등의 문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성년자도 별도의 제한 없이 휴대전화만 있으면 직접 채굴할 수 있는 특정 코인을 공유하며 참여를 독려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연령·성별을 가리지 않고 시장이 과열되자 정부는 연일 위험성을 경고했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가상자산의 가치는 누구도 담보할 수가 없고 가상자산 거래는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성이 매우 높은 거래이므로 자기 책임 아래 신중하게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전날(22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본인들이 투자해서 손실이 나는 것까지 정부가 보호할 수는 없다”라며 “가격 급변동이 위험하다는 것은 정부가 일관되게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튤립 버블의 경우 튤립이라도 있었는데, 코인은 화폐도 아니고 실체가 증명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라며 “수요와 공급은 정해져 있는데, 지금은 수요만 몰려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상승한 것일 뿐”이라고 우려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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