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척해진 이재용, 석달만에 재판 출석…“검찰이 삼성 범죄집단 취급”

뉴시스

입력 2021-04-23 00:47 수정 2021-04-23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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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합병비율 왜곡하고 주주들에 손해 입혀"
이재용 측 "사업상 필요로 합병, 법적 절차 어기지 않아"
이 부회장, 5월 6일과 20일 공판에도 출석 예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물산 합병 의혹 관련 재판이 22일 열렸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이 부회장은 석달여 만에 다시 법정에 출석했다.

재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가 진행하는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1차 공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이 부회장이 법정에 출석한 것은 지난 1월18일 ‘국정농단 공모’ 혐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지 94일 만이다.

이날 검은색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를 입은 이 부회장은 이전보다 무척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충수염 수술 후 몸무게가 7~8kg 정도 줄어든 탓이다.

재판에 앞서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재판부도 피고인의 급박한 상황을 참작해 기일을 연기해줬다. 그 덕분에 피고인이 위급한 상황을 넘기고 회복 중에 있다”며 “검사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향후 재판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혐의 사실을 입증하려는 검찰 측의 주장이 이어졌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이 부회장의 승계를 목적으로 이 사건을 계획하고 제일모직을 상장시킨 후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비율의 합병을 하기로 했다”며 “국정농단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이 사건 합병이 승계 목적임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총수인 이 부회장에 의해 합병비율을 왜곡하고 그로 인해 주주들에 손해를 입힌 게 이 사건의 실체”라며 “그럼에도 부정확한 언론 보도 등을 바탕으로 그동안의 수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부회장 측은 “사업상 필요로 합병 검토를 추진하고 시너지를 기대했고 실제 효과도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법적 절차를 어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수사심의위원회가 압도적 다수의결로 불기소를 결정한 것도 피고인들의 이런 억울함과 답답함에 공감해서였다”며 “피고인들이 무고함을 벗고 각자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우리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변론을 경청해주고 충분한 변론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삼성을 범죄집단으로 여기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선 억울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부회장 측은 “검사들은 피고인들이 합병과 회계 관련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범행을 쉼없이 계속해 저지른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마치 무슨 범죄단체로 보는 게 아닌가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재판을 마치고 교도관 안내에 따라 지하통로를 통해 호송차로 이동했다. 이 부회장이 탄 파란색 호송차는 곧장 경기도 의왕에 위치한 서울구치소로 떠났다. 이 부회장은 오는 5월 6일과 20일 진행되는 공판에도 출석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이 부재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싸움 속 샌드위치 신세에 처해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달 말엔 미국 반도체 투자 규모를 확정짓고 이와 관련된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주에는 이건희 회장 유산에 대한 상속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주 초 유족들을 대신해 유산 관련한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월18일 뇌물공여 등 혐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양측 모두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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