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0조원 투입 美에 반도체 공장… 이르면 하반기 착공

김현수 기자 , 서동일 기자

입력 2021-04-22 03:00 수정 2021-04-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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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 마무리… 텍사스에 3년뒤 가동
내달 한미 정상회담 전후 발표할듯
車반도체 업체 인수할 가능성도


삼성전자 美 텍사스 오스틴 공장

삼성전자가 하반기(7∼12월) 착공을 목표로 하는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 검토를 사실상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시점은 5월 한미 정상회담 전후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와 이를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위탁생산) 신규 공장을 짓는 투자 검토를 마무리하고 발표 시점을 조율 중이다. 당초 애리조나, 뉴욕 등 다른 지역도 검토했지만 이미 생산공장이 있는 텍사스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투자를 독려한 만큼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인센티브를 최종 검토해 발표 시점을 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 금액은 170억 달러(약 20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착공해 이르면 2024년 가동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이 미국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검토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미국 수요가 급증할 뿐 아니라 미중 무역갈등이 반도체 전쟁으로 옮겨붙으면서 미국 공장 증설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미 파운드리 세계 1위 대만 TSMC는 삼성보다 앞선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 정책에 발맞춰 미국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약 360억 달러(약 40조 원)를 투자해 애리조나주 등에 6개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은 올 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의사결정이 지연돼 왔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를 사실상 ‘전략 물자’로 선포하면서 미국 투자 압박이 더욱 커졌다. 이달 초 삼성전자를 직접 초청해 미국 투자를 독려했고, 연방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 인센티브를 약속하면서 삼성에서도 투자 결정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5월에는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이 시기에 맞춰 삼성의 반도체 투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이 미국 파운드리 신규 공장 투자 외에도 미국 기반의 반도체 기업 인수 등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1일 미국 경제주간지 배런스는 JP모건 연구원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곧 기업 쇼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올 초부터 월가에서는 삼성이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NXP 인수에 관심이 많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이는 삼성 입장에서 “타당한(make sense) 딜”이라고도 덧붙였다.

차량용 반도체 2위 기업인 NXP는 네덜란드 회사지만 텍사스주 오스틴 등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고객사는 BMW 포드 도요타 등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이다. JP모건은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MCHP) 등도 삼성의 주요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앞서 1월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CFO)은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3년 내 의미 있는 인수합병(M&A)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겠다. 기존 산업에서 시장 주도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신규 사업에서도 지속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현수 kimhs@donga.com·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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