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한국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 최대 5년 성장 앞당겨져”

황태호 기자

입력 2021-04-22 03:00 수정 2021-04-22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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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채널A ‘제19회 동아모닝포럼’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제19회 동아모닝포럼이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렸다. ‘코로나발 대변혁기 유통시장과 정책 방향’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정연승 한국유통학회장이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코로나19로 인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최대 5년 앞당겨졌다. 유통 정책 역시 기존 오프라인 중심 규제를 넘어 디지털 전환을 전제로 한 새로운 방식이 돼야 한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21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코로나발 대변혁기 유통시장과 정책 방향’이라는 주제로 연 제19회 동아모닝포럼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소비자 편익을 높이고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유통 정책의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기조발표를 맡은 이강욱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파트너는 한국의 유통 시장이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BCG 자료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 중 온라인 시장을 한 번 이상 이용해 본 사람의 비중을 뜻하는 온라인 시장 침투율은 한국에서 유독 높게 나타났다. 한국의 온라인 시장 침투율은 지난해 36%로 2019년에 비해 8%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미국 온라인 시장 침투율은 2019년 20%에서 지난해 22%로 2%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파트너는 “편리한 서비스, 빠른 배송 등의 강점으로 오프라인에 익숙한 40대 이상의 중장년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아 코로나19 이후에도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속도면 한국은 2년 후에는 절대규모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의 이커머스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2019년 기준 850억 달러(약 95조2000억 원) 규모로 중국과 미국, 영국, 일본에 이은 5위였다. 2025년 이커머스 침투율이 50%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오프라인 채널이 새로운 역할을 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과거 기준으로 만든 정부 규제가 산업 발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두 번째 기조발표자로 나선 정연승 한국유통학회장(단국대 교수)은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유통산업은 소비자에게 쇼핑의 즐거운 경험을 제시하는 역할로 바뀌고 있지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오프라인 출점 규제가 강화되면 소비자 편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규제는 소비자 편익을 줄이는 대표적인 규제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실장은 “전경련 조사 결과 복합쇼핑몰 의무휴업에 전체 설문 대상자의 58%가 반대했는데 이 중 20, 30대의 반대가 70%에 이른다”며 “미래 핵심 소비자의 편익과 정반대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규제가 소상공인 보호에 실질적 효과를 내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 교수는 “2012년부터 이어진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이커머스로의 쏠림만 강화했다”며 “복합쇼핑몰 의무휴업도 입점 소상공인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면서 전국적으로 7000명에 이르는 고용 감소 효과 등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진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상공인 보호 정책이 기존의 틀을 벗어나 디지털 전환을 전제로 한 새로운 방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입법을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이사는 “이른바 ‘갑질’은 기존 법체계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불과 100억 원 매출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과거의 대형 유통사처럼 ‘갑’으로 규정하는 법안은 스타트업만 고사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당국자로 포럼에 참석한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실장은 “규제의 필요성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산업 발전에 주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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