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키트 면봉으로 콧속 휘휘, 2분만에 ‘음성’… 정확성은 떨어져

이미지 기자 , 강성휘 기자

입력 2021-04-21 03:00:00 수정 2021-04-21 13: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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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기자 직접 사용해보니
면봉으로 콧속 훑어 검체 채취… 검체 섞인 시약 기기에 넣으면 ‘끝’
정확도, 기존 검사대비 17%에 불과
전문가 “방역 방심하다 확산될수도”… 당정은 “조건부 허가 논의중”



“여기 이 면봉 한 개로 양쪽 콧구멍 안을 각각 10번씩 훑어주세요.”

19일 경기 수원시의 한 진단·검사기기 업체에서 만난 직원 한 명이 ‘Covid-19 Ag Home Test(코로나19 가정용 항원검사기기)’라 쓰인 상자를 뜯으며 말했다. 이 상자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뜨거운 감자인 자가검사키트가 들어 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주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가진단키트 국내 허가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20일 도입 필요성을 언급하며 “정부와 함께 조건부 허가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기자가 체험한 자가검사키트는 면봉, 시약통, 검사기기로 구성됐다. 면봉 길이는 7.5cm였다. 현재 선별진료소 등에서 쓰이는 코로나19 진단검사(PCR)용 면봉은 길이가 20cm에 달한다. 마치 젓가락을 연상케 한다. 콧구멍 속으로 10cm 이상 들어가는 탓에 ‘면봉이 뇌까지 닿는 느낌’이라는 말까지 있다. 하지만 자가검사용 면봉은 콧구멍 안으로 1∼2cm만 넣어도 됐다. 직원은 “스스로 검사할 때는 면봉을 비인두(콧구멍 가장 깊은 안쪽) 부위까지 넣기 어렵기 때문에 비강(콧구멍 입구 부근)에서 검체를 채취한다”고 설명했다.

기자는 직접 콧물(검체)이 묻은 면봉을 엄지손가락 절반 크기의 시약통에 넣고 10회 이상 저었다. 이것을 임신진단기처럼 생긴 검사기기의 작은 구멍 안에 서너 방울 떨어뜨렸다. 직원은 “시약이 검체에서 항원(바이러스)을 분리해내고 검사기기가 이 항원을 인지하면 검사기에 두 줄이 뜬다. 항원이 없으면 한 줄이 뜰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설명을 듣는 동안 어느새 검사기기에는 붉은색 줄이 하나 떴다. 기자의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이라는 뜻이다. 검체 채취에서 결과 도출까지 걸린 시간은 2분 정도에 불과했다.

국내 허가된 코로나19 검사법은 크게 항원, 항체를 검출하는 방식과 유전자증폭(PCR) 등 방식으로 나뉜다. 항원검사법은 유전자를 증폭시킬 필요 없이 항원(바이러스 단백질) 유무에 따라 바로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15분 내로 결과를 알 수 있다. 3차 유행이 확산되던 지난해 말 정부가 빠른 진단을 위해 수도권 임시선별진료소에 도입·실시한 것도 항원검사다. 자가검사키트는 대부분 항원검사법을 이용해 빠른 검사 결과 도출이 가능하다. 그래서 ‘신속진단키트’로도 불린다.

유전자증폭 방식의 신속검사도 있다. 서울대는 최근 유전자증폭 방식의 신속검사를 일부 단과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26일부터 매주 1회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PCR와 동일한 방식이지만 유전자 증폭방식이 달라 결과 도출 시간이 1∼2시간으로 짧다고 서울대는 밝혔다. 정식 PCR 검사는 5∼6시간 걸린다.

하지만 자가검사키트 도입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항원검사의 경우 PCR 검사에 비해 정확성이 떨어진다. 올 초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연구팀은 항원검사 제품의 경우 정확도가 PCR 검사 대비 17.5%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정확도가 낮은 검사를 믿고 경증이거나 무증상인 환자가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다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전자증폭 방식의 신속검사는 항원검사보다 정확도가 높지만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역시 혼선을 부를 것이란 우려가 있다. 최근 서울교사노동조합과 전국보건교사노동조합 등 교육계에서도 자가검사키트 등 신속검사 교내 도입을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이미지 image@donga.com·강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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