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캐나다 합병 불발은 스스로 포기한 것”… 대한항공, 아시아나 통합 추진 ‘이상無’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1-04-19 16:00 수정 2021-04-1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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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캐나다, EU 시정방안 요구 거부
코로나19 이전 에어트랜젯 인수 추진
악화된 시장 상황 속 통합 불발
EU, 캐나다 항공사 중복 노선(30여개) 지적
“대한항공·아시아나 유럽 중복 직항 4개 불과”
대한항공 “에어캐나다 통합과 배경·성격 다르다”



최근 에어캐나다가 유럽연합(EU) 기업결합심사를 거친 후 에어트랜젯 합병을 포기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유사한 시기에 동일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업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에어캐나다 인수합병이 불발된 것처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통합 역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에어캐나다와 대한항공의 통합 사례는 단순히 비교하기에는 사안이 크게 다르다는 의견이 나온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에어캐나다는 EU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요구한 시정방안 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에어트랜젯 합병을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이 추진 중인 아시아나항공 통합과는 배경과 방향성이 크게 차이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먼저 항공사 통합을 선언한 시점을 살펴보면 에어캐나다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6월 에어트랜젯 인수합병을 발표했다. 항공 산업이 호황기였던 시기에 인수를 추진한 것이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EU 기업결합심사 시정방안 요구를 통합 무산 명분으로 삼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수 업체가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 인수를 추진했다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인수를 포기한 사례가 있다.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한창인 시기에 논의가 시작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추진은 에어캐나다 사례와 배경부터 다르다는 평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캐나다는 유럽연합이 기업결합심사에서 통합 승인을 불허한 것이 아니라 시정방안을 요구했을 뿐인데 스스로 인수를 포기한 것”이라며 “이번 협상 부결로 에어캐나다는 에어트랜젯에 1250만 캐나다 달러(약 112억 원)를 위약금으로 지급했는데 해당 위약금이 유럽연합 설득을 위해 감내해야 하는 비용보다 낮은 것으로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에어캐나다의 에어트랜젯 인수 포기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나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등과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에어캐나다와 에어트랜젯의 EU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지적된 문제들을 감안할 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EU 기업결합심사 승인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에어캐나다와 에어트랜젯의 경우 유럽과 캐나다간 중복 노선이 30여개 달했다. EU는 두 항공사 중복 노선을 비중 있게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제에 대해 합병할 경우 경쟁제한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추가 시정방안을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중복 직항노선이 4개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직항노선이 대부분인 대서양 노선과 달리 아시아-유럽 노선에는 다양한 경유 대체 노선이 있다.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해도 경쟁제한성과 운임 관련 이슈가 발생할 우려가 낮다는 평가다.

대한항공 측은 이러한 점을 유럽 경쟁당국에 적극 소명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불가능할 경우 대한민국 항공 산업과 유럽 내 소비자 선택의 폭 등에 미치게 될 악영향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합병을 자체적으로 포기한 에어캐나다와 에어트랜젯 통합 무산 사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추진하는 통합 사례와 성격이 다르다”며 “국내 항공 산업 생존과 발전을 위해 추진되는 이번 통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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