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박삼구 전 금호 회장 조사…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
황성호기자
입력 2021-04-15 16:34 수정 2021-04-15 16:59
아시아나항공 등 계열사를 이용해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을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15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김민형)는 이날 박 전 회장을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 계열사였던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 말 스위스의 게이트그룹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넘기는 대신, 이 업체가 총수 지분이 높은 금호고속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1600억 원 가량을 인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거래가 늦어지며 금호고속의 자금사정이 악화되자 금호산업 등 총 9개 계열사가 금호고속에 무담보에 정상 금리보다 약 2%포인트 낮은 금리 등 유리한 조건으로 1306억 원을 빌려줬다. 금호고속은 이를 통해 169억원의 금리 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박 전 회장 총수 일가는 최소 77억원의 특수관계인 지분 이익과 2억5000만 원 상당의 결산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해 8월 공정위로부터 박 전 회장과 당시 그룹 전략경영실 임원 2명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같은 해 11월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와 아시아나항공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회계장부와 전산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조만간 박 전 회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처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당시 게이트 그룹을 인수한 하이난 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금호고속과 아시아나항공 등 각자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이뤄진 정상적인 거래였다.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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