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엇갈린 ‘전월세신고제’…“시장 투명성 제고”vs“공급 위축”

뉴스1

입력 2021-04-15 15:37:00 수정 2021-04-15 15: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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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의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의 모습. 2020.10.27/뉴스1 © News1

오는 6월 전월세신고제 시행을 앞두고 시장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향후 주택 임대차 거래 정보를 토대로 정확한 시세 파악과 시장 투명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축적된 정보들이 임대보증금에 대한 과세를 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금 부담이 큰 집주인을 중심으로 임대차 매물이 줄면서 전셋집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전월세 정보 토대로 ‘정밀한’ 정책 추진 기대”

15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날 전월세신고제 시행을 위한 ‘부동산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전월세신고제는 6월1일부터 수도권 모든 지역과 지방광역시, 세종시, 도(道)의 시(市) 지역에서 시행된다. 보증금 6000만원이나 월세가 30만원을 초과하는 임대차 계약에 대해선 30일 내 신고하도록 정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임대차 거래 정보의 공개로 시장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고 항목에는 임대인·임차인의 인적사항과 임대 목적물의 정보(주소, 면적 또는 방수), 임대료, 계약기간, 계약 체결일 등이 포함된다. 갱신계약에 대해선 종전 임대료와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여부까지 포함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임대차 시장도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시세 파악이 용이해진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전월세 시장에 대한 규제로 작동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아파트 단지마다 전셋값이 들쑥날쑥해 평균 시세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아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며 “전월세신고제가 정착된다면 이러한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전월세신고제 도입으로 현재보다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는 전체 임차 가구의 30% 정도만 확정일자를 부여받고 있다. 확정일자 정보를 토대로 계약금액과 계약일, 층수를 공개하는 데 그치고 있다.

앞으로는 계약 기간과 신규·갱신 계약 여부, 기존 계약 대비 임대료 증감액 등의 정보를 추가로 확보한다. 이를 토대로 지역·시점별 임대물건 예상 물량과 지역별 계약 갱신율, 임대료 증감률 등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각 지역의 임대차 시장 동향 등 다양한 정보를 토대로 정밀한 정책을 펼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되는 부분은 시장에서 새로운 규제로 인식되면서 전월세 공급 물량이 줄어드는 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임대소득 과제에 활용될 것”…국토부 “활용 계획 없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전월세신고제는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를 목적으로 활용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국토부는 이번 제도를 과세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정부의 계획도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권 교수는 “전월세 계약을 신고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릴 정도로 강하게 규제하는 것은 시장 투명성뿐만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전월세 정보가 일정 수준으로 축적된다면 과세를 위한 근거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집주인 입장에선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임대차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로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까지 겹치기 때문이다. 전월세 매물이 줄면서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심 교수는 “전월세신고제가 증세와 연결된다면 공급이 줄고 가격이 폭발적으로 오를 수 있다”며 “전월세 시장에서 머물고 있는 실수요자들의 주거난이 심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전셋집을 구하는 사회초년생들은 증여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세 대상이 더욱 확대되면서 증세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고 겸임교수는 “소득이 높지 않은 신혼부부 등 사회초년생 중에선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전세자금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가 계약 정보를 근거로 이들에게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월세신고제 도입은 추후 표준임대료 제도 도입을 위한 포석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표준임대료는 지자체별로 지역 물가와 경제 사정을 고려해 기준이 되는 임대료를 고시하는 제도다.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표준임대료 도입과 관련해 “전월세신고제가 시행되고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임대차 시장 정보가 쌓이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볼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전월세신고제를 과세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영한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국세청 등 과세 당국에 임대차신고제에 따른 정보를 과세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며 “국세청이 보유한 다양한 정보를 통해 임대소득 과세가 이뤄지고 있어 추가로 과세 정보로 활용할 정보는 현재로선 보이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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