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美 상장 5조 투자 본격화…해외 진출 성공할까

뉴시스

입력 2021-04-15 12:29:00 수정 2021-04-15 12: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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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원 실탄 바탕 공격적인 투자 행보 이어가
국내에 전북과 경남에 대규모 물류센터 건립
해외 진출 준비…싱가포르 찍고 동남아 노린다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이후 조달한 5조원 규모 자금의 투자처가 드러나고 있다. 국내에는 대규모 물류센터를 만들어 안정적인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고, 해외 진출을 준비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미국 상장 이후 조달한 5조원의 실탄을 바탕으로 국내 물류센터 확장에 나섰다. 상장 이후 투자처로 예상된 물류센터와 해외진출을 위한 행보를 공식화하면서 그간 보여온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최근 전북 완주, 경남 창원·김해 등 물류센터 4곳을 신설한다. 총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6000여개의 지역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30개 도시에 100여개의 독립된 물류센터를 설립해왔다. 물류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결과 현재 대한민국 인구의 70%는 쿠팡 배송센터로부터 10㎞ 내에 거주하고 있다. 규모로 보면 약 230만㎡(70만평)이다.

업계는 쿠팡이 2025년까지 서울을 제외한 7개 지역에 총 100만평 규모 풀필먼트 센터를 신설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압도적인 물류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지배력을 공고히할 것으로 예상된다.

풀필먼트는 물품 보관부터 포장·배송, 재고 관리까지 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의 핵심 능력으로 꼽힌다. 쿠팡의 물류센터가 확장되면 현재 오픈마켓 판매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풀필먼트 서비스 ‘제트배송’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물류센터 확장을 통해 차근차근 국내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쿠팡이 최근 공시를 통해 밝힌 지난해 매출액은 13조9235억원으로 2019년(7조1530억원) 대비 94% 증가했다.

쿠팡은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신고서에선 매출액 추정치를 119억7000만 달러(약 13조4600억원)라고 했는데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린 것이다. 쿠팡 매출액은 2017년 2조6846억원, 2018년 4조3545억원이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5500억원이었다. 2019년 7200억원에서 1700억원 줄어든 수치다. 쿠팡 적자는 2016년 5652억원, 2017년 6735억원, 2018년 1조1107억원으로 치솟다가 2019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쿠팡은 코로나 방역 비용으로 약 5000억원을 썼다. 만약 이 돈을 쓰지 않았다면 흑자 전환도 노려볼 수 있었다는 계산도 나온다.

쿠팡은 해외 진출도 노리고 있다. 쿠팡은 최근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싱가포르에 거점을 마련한 뒤에 본격적으로 동남아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장 이후 쿠팡의 해외진출에 대해 다양한 전망이 나왔다. 가장 많이 언급된 나라는 중국이다. 쿠팡은 현재 베이징과 상하이에 사무실이 있다. 글로벌 기업과 경쟁구도를 공언한 만큼 중국 현지에 진입해 알리바바와 맞대결을 할 것이란 예상이었다.

일본 진출을 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손마사요시(孫正義·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쿠팡 서비스의 일본 도입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 자회사 Z홀딩스를 통해 쿠팡과 이 내용을 의논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일본에서 쿠팡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쿠팡의 일본 진출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공식 부인했다.

쿠팡의 선택은 동남아였다. 쿠팡은 지난달부터 싱가포르 법인을 경영할 임원진과 직원 등을 채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고운영책임자, 물류·유통 부문 고위 임원 등을 채용 중이고, 실무를 맡을 개발자 인력 10여명을 뽑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르면 이달 중 정식 출범할 계획이다.

쿠팡이 지난해 7월 쿠팡플레이 론칭을 준비하면서 싱가포르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업체 훅(hooq)을 인수한 것도 동남아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은 지난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면서 해외 시장 진출을 공언해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신고 자료에서 “우리 사업을 다른 국가로 확장할 수 있다”고 했고,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상장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아마존, 알리바바와 경쟁하겠다”고 했다.

싱가포르는 동남아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교두보로 여겨진다. 알리바바 역시 2016년에 싱가포르에 진출한 상태다.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는 우리나라처럼 상업·주택 지역이 모두 밀집해 있어 쿠팡의 유통·물류 시스템을 실험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업계 공통된 시각이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혹시나 실패해도 위험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싱가포르 e커머스 시장은 현지 업체인 쇼피와 함께 알리바바·큐텐 등이 3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동남아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약 620억 달러(약 70조원)였다.

또한, 쿠팡은 OTT 쿠팡플레에 대한 투자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력이 높은 K-콘텐츠를 확보해 해외 사업 확대에 연계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알리바바의 사례를 감안했을 때 싱가포르 진출은결국 동남아시아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며 “쿠팡은 쿠팡플레이를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인기가 많은 K-콘텐츠를 유통시키며 자연스럽게 쿠팡으로의 소비자 훅킹을 시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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