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히어로 슈트처럼…스스로 힘 낼 수 있는 ‘근육옷감’ 개발

동아일보

입력 2021-04-14 17:29 수정 2021-04-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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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계연구원 박철훈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근육옷감을 바지위에 붙이면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으로 변신한다. 근육옷감은 필요할 때, 필요한 부위에 부착하여 ‘입는 근육’으로 활용할 수 있다.(기계연 제공) © 뉴스1

국내 연구진이 영화 ‘스파이더맨’의 슈트처럼 가볍고 부드러우면서 근육처럼 스스로 힘을 낼 수 있는 ‘근육옷감’을 개발했다. 힘을 쓰는 부위의 옷 위에 붙이기만 해도 절반의 힘으로 물건을 들어올릴 수 있다. 택배노동이나 돌봄노동, 건설노동 등 일상적인 작업부터 재활훈련까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기계연구원은 박철훈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책임연구원팀이 근력을 보조할 수 있는 근육옷감을 직조하고 이를 이용해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은 머리카락 굵기의 절반보다 가느다란 4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굵기의 형상기억합금을 스프링 형태의 실로 만들어 옷감을 짜듯 직조했다. 실제 옷감처럼 자르거나 접을 수 있고 힘이 필요한 신체 부위에 맞춰 붙이는 방식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근육옷감은 손바닥만한 크기의 무게가 6.6g에 불과하다. 종이컵 하나 정도의 무게다. 우리 “의 근육이 움직일 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듯 전류를 흘리면 형상기억합금이 근육처럼 수축하며 힘을 내는 원리로 작동한다.

연구팀이 다리나 팔의 근육 부위에 근육옷감을 부착한 뒤 앉았다 일어서기, 계단 오르기, 무거운 짐 들기 등 동작을 보조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평소 사용하던 근력의 50%만으로 같은 동작을 할 수 있었다. 기존 옷감을 만들 때 사용하는 직조기를 이용한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박 책임연구원은 ”근육 옷감은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재활훈련이 가능한 착용형 재활기기, 마사지 등 헬스케어 분야까지 활용될 수 있다“며 ”로봇 산업은 물론 섬유, 패션 등 다양한 신산업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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