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家 ‘이건희 컬렉션’ 사회 환원 가닥… “기증규모 1조 이상”

김현수 기자 , 김상운 기자 , 배석준 기자

입력 2021-04-14 03:00 수정 2021-04-1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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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기증]이달중 기증 의사 공식발표 검토
국립현대미술관 등과 비공식 협의
피카소-로댕-앤디 워홀-정선… 세계적 작품 포함 1만3000점 규모
기증 절차 등 협의에 시일 걸릴 듯… 미술품 국가 기증땐 상속세 면제



《삼성 일가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평생 수집한 방대한 미술품을 기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4월 30일로 예정된 상속세 신고·납부 마감을 앞두고 기증의 뜻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재계의 관측이다. 이건희 컬렉션은 국보 30점, 보물 82점과 알베르토 자코메티,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등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 수천 점을 포함해 1만3000여 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가족들은 한국을 문화강국으로 키워야 한다며 예술을 후원해 온 고인의 뜻을 기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 일가가 고(故) 이건희 회장의 미술 소장품을 기증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관련 절차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4월 30일)로 다가온 상속세 신고·납부 마감을 앞두고 발표 형식으로 기증 의사를 공식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 일가는 ‘이건희 컬렉션’으로 알려진 이건희 회장의 개인 미술품을 사회에 환원하는 데 뜻을 모으고 정부 및 국립현대미술관 등과 비공식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가족들은 한국을 문화 강국으로 키우는 데 애착을 가져 온 이 회장의 의지를 이어가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증 규모는 1조∼2조 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유족들은 고인의 미술품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향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기증 규모는 1조 원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증은 순수하게 이건희 회장의 뜻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다. 일각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과 연결시켜 왜곡된 억측, 해석이 나올까 오히려 내부에서 기증 의사를 공식화하는 것에 대해 신중하게 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상속인이 미술품을 기증하더라도 이에 대한 상속세를 내야 하지만 상속세 및 증여세법 12조에 따라 신고 기한까지 국가나 공공단체에 기증하면 상속세를 면할 수 있다. 대형 로펌의 상속 분야 전문 변호사는 “미술관이나 문화재단 등 공익법인에 무상 증여하면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빠지게 된다. 그렇다 해도 실제 매각을 통해 상속 재원을 마련하는 것보다는 손해”라고 말했다.

‘이건희 컬렉션’의 기증처로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술품 기증과 관련해) 미술관이 노력하고 있다. 아직 삼성이 (기증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관련해 협의를 해오고 있고, 마무리 단계”라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리움미술관의 운영위원장으로서 국립현대미술관 후원회에 최근 가입해 후원회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국립중앙박물관과도 비공식적으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구체적 협의 단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선 ‘이건희 컬렉션’에는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 조선시대 청화매죽문 항아리(국보 제219호) 등 문화재가 있어 결국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공식적으로 삼성과 미술품과 관련해 협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미술계에 따르면 ‘이건희 컬렉션’은 국보 30점, 보물 82점뿐 아니라 알베르토 자코메티,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오귀스트 로댕 등 세계적인 미술가들의 미술 작품을 포함한 총 1만3000여 점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건희 컬렉션’이 워낙 방대하고 협의할 문제가 많아 단시간에 일반에 공개되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박물관 관계자는 “기증 이후 컬렉터 예우 문제, 전시 방법 등 풀어야 할 것이 무척 많다. 단시간에 기증 및 전시가 이뤄지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김상운·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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