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재킷’ 마쓰야마, 아시아선수 ‘거대한 첫발’

김정훈 기자

입력 2021-04-13 03:00:00 수정 2021-04-13 09: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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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10언더, 23억원 챙겨
4R 4타 앞서 시작해 초반 흔들… 13번홀 잇단 실수에도 버디 마쳐
日남자선수 사상 첫 메이저 제패… 김시우, 2언더 공동 12위로 마쳐


마쓰야마 히데키(오른쪽)가 12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에서 끝난 제85회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대회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상징물인 ‘그린재킷’을 입고 두 손을 번쩍 들며 기뻐하고 있다. 지난해 우승자 더스틴 존슨(왼쪽)은 이번 대회에서는 컷 탈락했지만 시상식에 참석해 마쓰야마에게 그린재킷을 입혀 줬다. 오거스타=AP 뉴시스

아시아 선수 최초 ‘그린재킷’ 주인공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일본 남자 골프의 간판 마쓰야마 히데키(29)다. 그린재킷은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는 상징물이다.

마쓰야마는 12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제85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5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적어내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했다. 마쓰야마는 2위 윌 잴러토리스(25·미국)를 1타 차로 제치며 우승 상금 207만 달러(약 23억 원)를 챙겼다. 2017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지 약 3년 만에 통산 6승에 성공했다. 마쓰야마는 “올해 톱10에 든 적도 없을 정도로 부진해 오거스타에는 기대도 하지 않고 왔다”며 “일본으로 돌아가 가족, 친구들과 우승을 축하하고 싶다. 일본에 그린재킷을 입고 가면 얼마나 영광스럽고, 흥분될지 상상도 안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4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마쓰야마는 1번홀(파4) 티샷부터 공이 숲으로 들어가 보기를 하는 등 출발이 좋지 않았다. 마쓰야마와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쟁을 한 잰더 쇼플리(28·미국)가 12번홀(파3)부터 4홀 연속 버디를 하며 한때 타수가 2타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하지만 대회 장소인 오거스타는 올해 챔피언으로 마쓰야마를 택한 듯 보였다. 거센 추격으로 뒷덜미가 서늘해진 마쓰야마는 13번홀(파5)에서 티샷한 공이 오른쪽 숲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이 공은 나무에 맞고 튀어나왔다. 세컨드 샷 역시 훅이 걸리면서 그린 뒤 철쭉 숲을 향했지만 그 바로 앞에 멈추어 섰다. 잇단 미스 샷에도 마쓰야마는 이 홀에서 버디로 홀아웃했다. 2타 차로 쫓은 쇼플리는 16번홀(파3)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면서 결국 트리플 보기로 홀아웃했다. 위기를 맞은 마쓰야마에게는 행운의 순간이었다.

이날 우승으로 마쓰야마는 일본에 골프가 도입된 지 120년 만에 ‘명인열전’이라는 최고 권위의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영웅이 됐다. 2019년 시부노 히나코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여자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며 일본 여자 선수의 메이저대회 우승은 나왔지만 남자 선수의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골프계에 개척자가 되는 꿈을 밝혀 왔던 마쓰야마는 “지금까지 일본에는 메이저대회 챔피언이 없었고, 많은 골퍼가 메이저대회 우승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내가 그들에게 마음먹으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 일본에 있는 골프 선수들, 골프를 치거나 생각하는 어린 친구들이 이 우승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하면서 나의 발걸음을 따라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이 역사적인 마스터스 우승은 골프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축하메시지를 전했다.

김시우는 한국 선수로는 가장 높은 공동 12위(2언더파 286타)로 마쳤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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