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소송 허가제 폐지… 소비자단체 협의체도 訴참여 가능해져
세종=송충현 기자 , 서동일 기자
입력 2021-04-13 03:00 수정 2021-04-13 03:00
공정위, 소비자기본법 개정 추진
앞으로 소비자단체는 법원의 소송 허가가 없어도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단체소송을 할 수 있다. 소비자단체나 한국소비자원 외에 소비자단체 협의체도 단체소송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기획소송’이 남발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비자기본법 일부개정안’을 다음 달 2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단체소송을 활성화해 소비자 권익을 높이려는 취지다. 하지만 산업계에선 안 그래도 경영이 어려운 시기에 소송 남발로 경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소비자단체소송과 관련한 절차가 간소화된다. 소비자단체소송은 소비자의 생명이나 재산에 대한 권익이 침해될 때 법원에 약관 수정 등을 통해 해당 행위를 막아 달라고 요구하는 제도다. 2015년 한국소비자연맹이 ‘교통카드를 분실했을 때 잔액을 환불할 수 없다’는 약관을 수정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피해 예방 차원에서 하는 소송으로, 기업 활동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배상을 목적으로 제기하는 집단소송과는 다른 개념이다.
현재 소비자단체들이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단체소송을 할 때 법원으로부터 ‘소송을 해도 된다’는 허가를 미리 받아야 한다. 소송이 지연되는 요인이란 지적이 제기된 이 소송허가 절차가 앞으로 폐지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송허가를 받기까지 길게는 3년 가까이 시간이 걸려 소송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단체들이 있었다”며 “소송허가만으로 기업의 패소가 인정되는 것처럼 보이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 공정위에 등록된 소비자단체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소송 남발로 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게 단체가 제한된 것이다. 앞으로는 소비자단체 협의체도 소송이 가능하다. 소비자 피해가 아직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 미리 단체소송을 할 수 있는 ‘예방적 금지청구권’도 도입된다. 다만 소송이 남발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권익 침해가 현저히 예상되는 경우’로 소송할 수 있는 요건이 제한된다. 단체들은 법원에서 권익 침해가 현저히 예상되는 상황임을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국회를 통과하면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유정주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제도팀장은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도 단체소송을 청구할 수 있어 여러 이해관계에 따른 ‘기획소송’이 남발될 우려가 크다”며 “자칫 기업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서동일 기자
앞으로 소비자단체는 법원의 소송 허가가 없어도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단체소송을 할 수 있다. 소비자단체나 한국소비자원 외에 소비자단체 협의체도 단체소송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기획소송’이 남발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비자기본법 일부개정안’을 다음 달 2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단체소송을 활성화해 소비자 권익을 높이려는 취지다. 하지만 산업계에선 안 그래도 경영이 어려운 시기에 소송 남발로 경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소비자단체소송과 관련한 절차가 간소화된다. 소비자단체소송은 소비자의 생명이나 재산에 대한 권익이 침해될 때 법원에 약관 수정 등을 통해 해당 행위를 막아 달라고 요구하는 제도다. 2015년 한국소비자연맹이 ‘교통카드를 분실했을 때 잔액을 환불할 수 없다’는 약관을 수정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피해 예방 차원에서 하는 소송으로, 기업 활동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배상을 목적으로 제기하는 집단소송과는 다른 개념이다.
현재 소비자단체들이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단체소송을 할 때 법원으로부터 ‘소송을 해도 된다’는 허가를 미리 받아야 한다. 소송이 지연되는 요인이란 지적이 제기된 이 소송허가 절차가 앞으로 폐지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송허가를 받기까지 길게는 3년 가까이 시간이 걸려 소송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단체들이 있었다”며 “소송허가만으로 기업의 패소가 인정되는 것처럼 보이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원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단체, 공정위에 등록된 소비자단체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소송 남발로 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게 단체가 제한된 것이다. 앞으로는 소비자단체 협의체도 소송이 가능하다. 소비자 피해가 아직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 미리 단체소송을 할 수 있는 ‘예방적 금지청구권’도 도입된다. 다만 소송이 남발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권익 침해가 현저히 예상되는 경우’로 소송할 수 있는 요건이 제한된다. 단체들은 법원에서 권익 침해가 현저히 예상되는 상황임을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국회를 통과하면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유정주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제도팀장은 “실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도 단체소송을 청구할 수 있어 여러 이해관계에 따른 ‘기획소송’이 남발될 우려가 크다”며 “자칫 기업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 / 서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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