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공공재개발·재건축…선거 패배 ‘악재’ 겹쳐

뉴스1

입력 2021-04-09 07:28:00 수정 2021-04-09 07: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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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 재건축 갈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2020.8.6 © News1

정부의 주택공급 핵심 방안으로 꼽히는 공공재개발·재건축의 후보지 선정을 마쳤지만,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공공재개발과 달리 공공재건축은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도심 주택공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4·7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간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주도 방식의 재개발·재건축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공재개발 ‘2.5만가구’인데…공공재건축 고작 ‘2200가구’


9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 5곳을 발표했다. 후보지는 Δ영등포 신길13 Δ중랑 망우1 Δ관악 미성건영아파트 Δ용산 강변·강서 Δ광진 중곡아파트 등이다.

이번 후보지 발표에도 공공재건축의 주택공급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후보지 5곳이 전부 공공재건축을 추진하더라도 공급 가구 수는 총 2232가구에 그친다. 현재(1503가구)보다 729가구 늘어난 것이다. 향후 주민 동의율을 확보하지 못한 후보지가 나온다면 공급 규모는 더 감소한다.

공공재건축에 대한 시장 참여는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해 실시한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에 참여한 15곳 중 후보지에 오른 곳은 단 5곳이다. 특히 강남권 단지들은 공공재건축 참여를 꺼리고 있다. 서초구 신반포19차는 사전컨실팅 이후 주민 동의를 얻지 못해 후보지에서 빠졌다. 강남구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사전컨설팅을 신청했지만, 주민 반발에 철회하기도 했다.

반면 공공재개발은 최근 2차 후보지 선정을 마치는 등 탄력을 받고 있다. 2차 후보지로는 총 16곳을 선정했는데, 공급 규모는 2만 가구를 넘는다. 후보지에는 송파구 거여새마을, 강동구 천호A1-1구역 등 강남권도 포함됐다. 지난 1월 발표한 1차 후보지 8곳(4700가구)까지 더하면 약 2만5000가구의 공급이 이뤄진다. 공공재건축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공공재건축이 외면받는 이유는 사업성 개선에 대한 기대가 낮기 때문이다. 공공재건축 추진 시 용적률·층수 완화 등 혜택을 받지만,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등 굵직한 규제를 피할 수 없다. 반면 공공재개발은 이러한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오랫동안 재개발 사업이 정체된 지역의 참여가 높은 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사업추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민 동의율을 끌어내야 하는데, 지금 제시된 인센티브 등은 추상적이거나 불충분하다”며 “은마아파트와 목동신시가지 등 주요 단지들은 재건축이 어렵더라도 가격만큼은 꾸준히 올랐기 때문에 공공재건축을 선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새 서울시장 당선에 민간재건축 기대감…추진동력 떨어지나

이번 서울시장 선거 결과로 민간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공공재건축 참여 유인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오세훈 시장은 취임 이후 일주일 안에 재건축 규제를 풀겠다는 공약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오 시장의 민간재건축 활성화 공약이 가시화된다면 당초 공공재건축 후보지 중에서 민간재건축으로 돌아서는 곳이 나올 수 있다. 실제로 후보지들은 공공재건축 참여 여부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공공재건축 추진을 위해선 용적률 추가 완화 등 혜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공재건축 후보지인 중곡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4월 말에서 5월 초에 나올 예정인 심층컨설팅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며 “심층컨설팅에서 주민들이 충분히 수용 가능한 조건이 나온다면 공공재건축으로 가겠지만, 아니라면 민간재건축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공공재건축이 어려운 노후단지를 대상으로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을 권장한다는 계획이다.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을 추진하면 재초환·조합원 2년 실거주 등 규제 적용을 배제하는 등 공공재건축보다 사업성 개선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수 단지에선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을 꺼리고 있다.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이 토지주들의 소유권을 직접 넘겨받아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라 거부감이 크다. 최근 불거진 LH 투기 사태로 공공에 대한 불신까지 겹치면서 주민 동의를 얻기 쉽지 않다. 또 현금청산에 따른 재산권 침해 문제도 여전하다.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새 서울시장 당선으로 민간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부각될 것이다”며 “공공재개발·재건축, 노후 도심 고밀개발 등 공공 주도의 정비사업은 종전보다 탄력을 잃을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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