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계 여윳돈 사상 최대 100조원 급증

박희창 기자

입력 2021-04-09 03:00 수정 2021-04-09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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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소비지출 37조 넘게 줄어
정부 여윳돈은 11년만에 마이너스


지난해 국내 가계의 여윳돈이 100조 원 가까이 급증하며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재난지원금 등으로 정부의 여윳돈은 11년 만에 마이너스(―)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0년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192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92조2000억 원)보다 99조9000억 원 늘어난 규모로 2009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크다. 직전 최대치였던 2015년(95조 원)보다 97조1000억 원 많다. 순자금운용은 예금, 보험, 주식 투자 등으로 굴린 돈(자금 운용)에서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자금 조달)을 뺀 여유자금을 뜻한다.

지난해 가계의 여윳돈이 크게 늘어난 데는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감소가 컸다. 지난해 민간의 최종소비지출은 894조1000억 원으로 37조6000억 원 줄었다. 하지만 정부 지원금 등의 영향으로 가처분소득은 가구당 425만7000원(월평균 기준)으로 2019년보다 17만5000원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정부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규모로 돈을 끌어다 썼다. 지난해 정부의 자금 운용에서 자금 조달을 뺀 금액은 ―27조1000억 원이었다. 방중권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이전지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조달 규모가 커졌다”고 했다. 정부가 끌어다 쓴 돈이 더 많은 ‘순조달’을 보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15조 원) 이후 처음이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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