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전쟁, 4일 남은 바이든 美대통령의 최종 선택은?

뉴시스

입력 2021-04-08 07:51 수정 2021-04-0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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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바이든 행정부, '거부권 행사' 기한 11일까지
거부권 행사시, ITC '美수입금지'무효 될 수도
SK "발목잡기 소송" VS LG "초조하냐"신경전



전기차 배터리 전쟁의 종지부를 찍을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기일(현지시간 11일)이 나흘 앞으로 임박했다.

8일 재계 등에 따르면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쟁에 대한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영업비밀 침해’ 최종 판결과 관련해 11일(현지시간)안에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내에서 다투고 있는 부분은 크게 2가지로 ▲영업비밀 침해와 ▲특허침해다.

지난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이 제소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는 올해 2월 LG에너지솔루션이 완승했다.

ITC는 지난 2월 10일 영업비밀 침해건과 관련,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최종 판결했다.

이 판결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품, 소재에 대해 10년 동안 미국 내 수입금지를 명령했다.

단 미국 고객사들을 우려해 포드와 폭스바겐 일부 차종에 대해 각각 4년과 2년의 유예기간을 명했다.

만약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ITC가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준 이 영업비밀 침해 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SK이노베이션은 기사회생하게 된다.

ITC의 ‘10년간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미국 수입금지’결정이 무효가 돼버리기 때문이다.

반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지나간다면 ITC의 결정이 확정돼, 그대로 효력을 가지게 된다. 그럼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에 지금보다 더 많은 합의금을 요구할 수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SK이노베이션에 3조원가량을 요구하고, SK이노베이션은 1조원가량을 제시하는 등 협상이 난항을 겪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연일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6일 보도자료에서 “분리막 특허소송이 10년여 만에 사실상 우리의 승리로 마무리 되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시작한 분리막 특허 소송전이 2013년 한국에서의 특허무효/비침해 판결에 이어 2019년 시작된 미국 ITC 소송에서도 최근 특허 무효/비침해 결정이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이 분리막 특허로 소송을 제기한 2011년과 2019년은 우리가 배터리 사업에서 고객 수주, 사업확대 등 유의미한 성과를 내던 시점이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두 소송은 SK 배터리 사업을 견제하기 위한 ‘발목잡기’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비꼬았다.

SK이노베이션은 “분리막 특허를 동원한 LG에너지솔루션의 SK이노베이션 발목잡기 시도는 결국 실패했다”며 “오히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소송(사건번호 1179)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결정이 나온다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업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이 승소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표 특허로 소송을 제기했음에도, 한국 특허법원에 이어 ITC가 특허 무효 또는 비침해 결정을 내린 것은 우리의 기술이 LG에너지솔루션과는 구별되는 독자적인 것임을 인정한 것”이라며 “ITC가 영업비밀 침해 소송 건도 실체적인 본질에 대하여 검증하고 판단했다면 충분히 다른 결정이 나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특허 소송은 통상 가장 핵심적인 특허로 소송을 제기하는데, 한미 양국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분리막 특허에 대한 무효 또는 비침해 결정이 나오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10년 간의 소송으로 스스로 그 특허가치를 낮춘 결과를 맞게됐다”고 비판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에서 벌어진 특허소송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11년 분리막 특허를 앞세워 자사에 분리막을 공급하던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특허 소송을 제기하자, 정부 여러 부처에서 국내 기업간 소송에 따른 피해를 막기위해 중재를 시도하였으나, LG의 거부로 무산됐고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분리막 특허가 무효’라고 판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우리가 유럽, 중국, 미국 등 첨단 배터리 생산 공장 설립 등 투자를 확대하는 시기에 ITC에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이어 분리막 특허를 포함한 특허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며 “우리는 분리막 특허에 대한 한국 소송에서 무효 판결을 이끌어 낸 경험을 바탕으로 ITC에 특허 무효 및 비침해를 주장했고, 결과적으로 ITC는 지난 3월말 4건의 소송 특허 중 3건은 무효, 1건은 비침해 예비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ITC의 예비 결정으로 우리의 기술이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와 다른 독자적인 기술이라는 것이 공인됐고, 이런 결과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건에서도 기술 내용에 대한 실체적 검증 과정이 있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SK이노베이션 임수길 벨류크리에이션센터장은 “한국에 이어 미국까지 분리막 특허 소송이 10년 동안 진행됐는 바,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시간이 얼마가 걸리더라도 끝까지 엄정하게 대응해간다는 것이 회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자 LG에너지솔루션도 보도자료를 통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의 자의적이고 투박한 자료를 표출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며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며 “SK이노베이션이 사안의 다급함과 초조함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특허소송이 예비결정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승리로 마무리된 것처럼 표현하면서 판결내용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했다”며 “또 2년 전부터 수차례에 걸쳐 동일한 억지 주장을 펼쳐가는 SK의 이러한 행태가 오히려 발목잡기일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특히 SK이노베이션은 판결기관인 미국 ITC에 대해서조차 투박하고 극단적인 SK이노식 조변석개(일을 자주 뜯어고친다)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 2월 10일 최종결정이 난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경쟁사의 모호한 주장만을 인용했다’고 원색 비판을 하다 특허침해 예비결정이 나오자 ‘ITC 결정을 환영한다’며 ITC찬사일색으로 입장을 급선회하는 것이 글로벌 기업의 위상에 걸맞은 행동인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은 후발주자로서 빠른 성장을 위해 불가피하게 기술을 탈취해 갔다면 이를 인정하고 배상을 통해 정당하게 사업을 영위할 방안을 찾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며 “특히 당사가 SK이노베이션의 사업을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하며 합의의 문을 열어놓고 있음에도 소송 해결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비방전에만 몰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또 “더군다나 기술을 탈취해 간 것이 명백히 밝혀진 가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조지아주 공장을 볼모로 미국 정부를 상대로 철수하겠다는 으름장까지 놓으며 자동차 고객은 물론 수많은 협력업체들과 직원들까지 불안에 떨게 하는 행동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ESG경영에 맞는 것인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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