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폰’까지 버리며 재기 노렸지만…LG폰 마지막 사령탑 “미안하다”

뉴스1

입력 2021-04-06 07:38 수정 2021-04-06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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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모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본부장 © 뉴스1

지난해 ‘G·V 시리즈’까지 버리고 ‘LG벨벳’과 ‘LG 윙’ 등을 출시하며 전성기 시절 영광을 재현하려는 LG전자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LG폰의 마지막 수장으로 남게 된 이연모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본부장(부사장)이 휴대폰 사업 철수에 대해 사과했다.

이 부사장은 5일 사내방송을 통해 진행된 직원설명회에서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게 됐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MC사업본부는 지난 2017년 조준호 사장에서 황정환 부사장으로 수장이 바뀐 후 권봉석 사장, 이연모 부사장까지 1년마다 수장이 교체됐다.

MC북미영업담당과 MC해외영업그룹장 등을 지내면서 ‘현장통’으로 알려진 이 부사장은 지난 2019년 11월 취임 후 과감한 ‘새판짜기’에 나서면서 휴대폰 사업 살리기에 안간힘을 쏟았다. 수명이 다해가는 LG폰에 대한 마지막 심폐소생술을 맡은 집도의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전임자들도 계속 유지해오던 ‘G시리즈’를 버리고 브랜드화 전략을 채택하는 과감한 결단은 확실한 변화를 통해 휴대폰 사업을 확실히 반등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G시리즈 첫 모델인 ‘옵터머스G’는 지난 2012년 고(故) 구본무 회장의 특별지시로 제작돼 ‘회장님’폰으로 불리던 모델로 지난 2014년에는 ‘G4’가 글로벌 판매량 1000만대를 달성하면서 반짝 인기를 얻어 LG전자에게는 애착이 큰 모델이었다.

LG벨벳은 이 부사장이 그러한 G시리즈를 버리면서까지 출시하는 모델이었기에 기대감을 모으기도 했으나 사양 대비 높은 가격으로 인해 판매가 부진했고 이어 출시된 새로운 폼팩터인 ‘LG 윙’까지 연이어 흥행에 실패했다. G,V 시리즈를 버리고 과거 ‘초콜릿폰’으로 대표되는 피처폰 시절의 LG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LG 벨벳’이라는 직관적인 네이밍까지 시도하며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LG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던 중저가폰 시장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휴대폰 사업을 유지하기 힘들어졌다.

결국 이 부사장도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에 새 생명을 부여하지 못하면서 사과를 끝으로 휴대폰 사업의 문을 닫는 역할을 맡게 됐다.

LG전자는 지난 1월 휴대폰 사업 철수를 시사하면서 고용은 유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생활가전(H&A) 사업본부나 자동차부품(VS) 사업본부 등 타 사업본부에 재배치되거나 계열사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 LG에너지솔루션, LG 디스플레이 등으로 배치될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직원들의 전환배치와 관련해 공모를 실시할 것이며 TV와 가전, 전장부품,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으로 가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 날부터 LG에너지솔루션 공모를 시작해 오는 6월말까지 MC사업본부 직원 3449명의 재배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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