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66% “ESG에 관심 많다” 답했지만… 전문가 부족해 ‘막막’
서동일 기자
입력 2021-04-06 03:00 수정 2021-04-06 03:19
전경련, 500대기업 준비실태-인식조사
국내 한 대기업에서 기업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임원 A 씨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략 수립’이라는 과제를 받고 ‘열공’ 중이다. 하지만 ESG 개념 및 평가에 대한 명확한 표준이 없는 데다 전문가 찾기도 쉽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A 씨는 “ESG 관련 경영전략 수립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워낙 새로운 개념이라 마땅한 인재를 찾기에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별수 없이 내부 인력을 활용해 ESG 전략을 만들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솔직히 막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임원 B 씨도 인력난을 호소했다.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만들거나 ESG 조직을 신설하고 있지만 전문가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B 씨는 “지속가능경영, ESG 투자 경험을 해봤다는 사람은 이미 대기업이나 주요 로펌에서 싹쓸이해 갔다”며 “사람을 뽑고 싶어도 ESG 전문가를 찾을 수 없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 준비실태 및 인식조사’ 결과(응답률 20.2%)에도 이 같은 기업들의 애로점이 그대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기업 상당수가 글로벌 산업 현장의 새 경영 키워드로 떠오른 ESG를 배우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지만 ESG에 대한 개념이 모호하고, 평가 방식이 제각각인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조사 결과 ESG에 대한 최고 경영진의 관심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인 66.3%가 ‘매우 높다’(36.6%) 또는 ‘다소 높다’(29.7%)고 대답했다. ESG 경영과 관련해 구체적인 연간 목표를 세웠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31.7%가 ‘수립했다’, 39.6%가 ‘수립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석유화학 업종 기업 모두가 ESG 관련 계획을 이미 세웠거나 세울 예정이라고 답해 관심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ESG 관련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29.7%가 ‘모호한 범위와 개념’이라고 답했다. 이어 ‘자사 사업과 낮은 연관성’(19.8%), ‘기관마다 차이가 큰 ESG 평가 방식’(17.8%), ‘추가 비용 초래’(17.8%), ‘지나치게 빠른 ESG 규제 도입 속도’(11.9%) 등이 꼽혔다.
ESG가 필요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기업 이미지 제고’(43.2%)를 위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국내외 수익에 직결되기 때문’(20.8%), ‘규제부담 때문’(18%)이 뒤를 이었다. 이미 별도 ESG 전담 조직을 마련했다고 응답한 기업도 절반가량인 53.5%에 달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 초 기존 경영지원실 산하에 운영해온 지속가능경영사무국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로 격상했다. 포스코, 한화, GS 등 주요 기업들도 ESG 전담 조직을 꾸린 상태다.
전경련 관계자는 “ESG는 장기적 관점에서 꼭 갖춰야 하는 경영 필수조건이 됐다”면서도 “인재 풀이 부족하다는 점에 있어서 단기적으로는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국내 한 대기업에서 기업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임원 A 씨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략 수립’이라는 과제를 받고 ‘열공’ 중이다. 하지만 ESG 개념 및 평가에 대한 명확한 표준이 없는 데다 전문가 찾기도 쉽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A 씨는 “ESG 관련 경영전략 수립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워낙 새로운 개념이라 마땅한 인재를 찾기에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별수 없이 내부 인력을 활용해 ESG 전략을 만들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솔직히 막막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임원 B 씨도 인력난을 호소했다.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만들거나 ESG 조직을 신설하고 있지만 전문가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B 씨는 “지속가능경영, ESG 투자 경험을 해봤다는 사람은 이미 대기업이나 주요 로펌에서 싹쓸이해 갔다”며 “사람을 뽑고 싶어도 ESG 전문가를 찾을 수 없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 준비실태 및 인식조사’ 결과(응답률 20.2%)에도 이 같은 기업들의 애로점이 그대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기업 상당수가 글로벌 산업 현장의 새 경영 키워드로 떠오른 ESG를 배우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지만 ESG에 대한 개념이 모호하고, 평가 방식이 제각각인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조사 결과 ESG에 대한 최고 경영진의 관심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인 66.3%가 ‘매우 높다’(36.6%) 또는 ‘다소 높다’(29.7%)고 대답했다. ESG 경영과 관련해 구체적인 연간 목표를 세웠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31.7%가 ‘수립했다’, 39.6%가 ‘수립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석유화학 업종 기업 모두가 ESG 관련 계획을 이미 세웠거나 세울 예정이라고 답해 관심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ESG 관련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29.7%가 ‘모호한 범위와 개념’이라고 답했다. 이어 ‘자사 사업과 낮은 연관성’(19.8%), ‘기관마다 차이가 큰 ESG 평가 방식’(17.8%), ‘추가 비용 초래’(17.8%), ‘지나치게 빠른 ESG 규제 도입 속도’(11.9%) 등이 꼽혔다.
ESG가 필요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기업 이미지 제고’(43.2%)를 위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국내외 수익에 직결되기 때문’(20.8%), ‘규제부담 때문’(18%)이 뒤를 이었다. 이미 별도 ESG 전담 조직을 마련했다고 응답한 기업도 절반가량인 53.5%에 달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 초 기존 경영지원실 산하에 운영해온 지속가능경영사무국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로 격상했다. 포스코, 한화, GS 등 주요 기업들도 ESG 전담 조직을 꾸린 상태다.
전경련 관계자는 “ESG는 장기적 관점에서 꼭 갖춰야 하는 경영 필수조건이 됐다”면서도 “인재 풀이 부족하다는 점에 있어서 단기적으로는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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