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도 못살린 LG전자 스마트폰…적자만 5조 남겼다

뉴스1

입력 2021-04-05 12:06 수정 2021-04-0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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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모습. 2021.4.5 © News1
국내 대표 가전업체인 LG전자가 26년만에 휴대폰 사업에서 완전 철수하게 된 결정적 배경은 최근 10년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대응 실패가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장을 수시로 교체하는 문책성 인사와 더불어 전·현직 CEO(최고경영자)에게도 모바일 사업의 키를 맡겼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씁쓸하게 막을 내리게 됐다.

LG전자는 그간 휴대폰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5일 이사회를 통해 7월말부로 최종적으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백색가전 전문 기업인 LG전자가 1995년 처음 휴대폰 단말 사업에 진출한 이후 26년만인 2021년에야 시장 경쟁에서의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업계에선 사실상 2015년 이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공고한 양강체제를 구축한 이후 중화권 업체들과의 경쟁도 버거워했던 LG전자가 사업을 철수하게 된 것은 예견됐던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기록적인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로 LG전자가 남긴 누적 손실 규모만 5조원 이상이다.

그렇다고 LG전자가 손놓고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MC사업본부 수장을 잇따라 교체하는 강수를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시장에선 2014년말 부임한 조준호 전 사장이 이듬해 선보인 ‘LG G4’의 실패가 LG전자 스마트폰 부진의 출발선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어서 최초의 모듈형 스마트폰인 ‘G5’와 후속작인 ‘G6’도 연이어 실패를 맛봐야했다.

2017년 2월 26일 스페인 바로셀로나 산 호르디 클럽(Sant Jordi Club)에서 열린 ‘LG G6’ 공개행사에서 LG전자 CEO 조성진 부회장(왼쪽)이 MC사업본부장 조준호 사장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2017.2.26
특히 LG전자는 2017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7’ 현장에서 G6 글로벌 언팩 행사에서 당시 CEO였던 조성진 전 부회장이 깜짝 등장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2016년말 LG전자 CEO 자리에 오른 조 전 부회장이 스마트폰 사업에서의 턴어라운드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이례적으로 글로벌 언팩 행사 무대에도 오른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CEO의 지원사격에도 LG전자 스마트폰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결국 그해 11월 황정환 전 부사장이 조 전 사장을 대신해 MC사업본부장에 올랐다.

그러나 모바일 사업 경험이 부족했던 황 전 부사장도 반등을 일으키지 못하자 1년만인 2018년 11월 LG전자는 TV 사업을 전담하던 권봉석 사장에게 HE사업본부장과 MC사업본부장을 겸직하게 하는 파격적인 인사도 내놓았다.

결과론적으로 냉철한 시장 분석과 상품기획력을 앞세워 LG전자의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히는 권 사장도 TV 사업에서의 성공 경험을 스마트폰 사업에 이식하지는 못했다.

LG전자 CEO 권봉석 사장.(LG전자 제공)
2019년말 CEO로 선임돼 2년째 LG전자 전체 사업을 이끌고 있는 권 사장도 모바일 시장에서만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LG전자는 권 사장의 CEO 인사와 더불어 단말사업부장을 역임했던 이연모 부사장에게 재차 MC사업본부장을 맡겼으나 ‘벨벳’이나 ‘윙’ 등의 신제품도 잇따라 시장에서 외면받고 말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6년간 4번이나 인사가 이뤄진 것을 보더라도 LG전자 경영진에게 모바일 사업은 독이 든 성배 같은 자리였을 것”이라며 “전현직 CEO들도 살리지 못한 사업을 이제라도 정리하게 됐으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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