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 1주새 41명 감염… 당국 “4차 유행의 갈림길”

김소영 기자 , 이지윤 기자

입력 2021-04-05 03:00 수정 2021-04-0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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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연속 500명대 신규 확진


최근 일주일 동안 국내에서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발(發)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41명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이 처음 확인된 뒤 주간 기준으로 가장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도 조금씩 빨라지는 양상이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4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현재 상황을 ‘4차 유행의 갈림길’로 진단하며 “하루 평균 5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지금 유행이 다시 확산되면 짧은 시간 내에 하루 1000명 이상으로 유행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재생산지수 등 유행지표 일제히 악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43명이다. 5일 연속 500명대다. 주말이라 검사인원이 평일의 절반 수준이었는데도 500명을 넘었다. 최근 일주일 상황을 보면 조만간 재유행이 닥쳐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다. 3월 28∼4월 3일 하루 평균 확진자는 495.4명으로 직전 일주일(3월 21∼27일)보다 60명 가까이 늘었다. 최근 일주일 감염 재생산지수도 1.07을 기록해 직전 일주일(0.99)보다 상승했다. 감염자 1명의 전파력을 말하는 재생산지수가 1.0을 넘으면 유행이 커지는 걸 뜻한다. 일주일 기준 영국과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도 처음 40명을 넘으면서 지금까지 330명으로 늘었다.

확산 양상도 우려스럽다. 일부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발생한 집단감염이 일상생활 곳곳으로 파고들면서 확진자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부산 유흥주점 집단감염이다. 4일 기준 관련 확진자는 233명으로 늘었다. 유흥주점 종사자가 목욕탕을 이용하면서 헬스장 등 다른 시설로 이어지고, 유흥주점 이용자를 통해 같은 직장 동료가 감염되는 등 지역사회에서 전파가 계속되고 있다.

○ 방역 강화 비웃는 ‘방역 해이’
지난달 29일부터 시행된 ‘강화된 기본 방역수칙’의 계도기간이 4일로 끝났다. 5일부터는 식당 등을 이용할 때 일행의 출입명부를 모두 작성해야 과태료 부과 등 처벌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방역수칙 의무화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다. 수도권의 경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심야 야외활동을 즐기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식당과 주점 등이 문을 닫는 오후 10시 이후 공원 등 야외에 모이거나 아예 2차 술자리를 갖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박모 씨(28·여)는 “밤마다 경의선숲길을 산책하는데 오후 10시가 지나면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앉아 소주를 마시고 과자를 먹는 사람들이 자주 보여 걱정된다”고 말했다. 발열 등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기보다 외부활동을 계속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울산, 경남 진주시에서 발생한 목욕탕 집단감염의 경우 감기나 몸살 등의 증상이 있는 확진자가 검사 대신 목욕탕을 방문하면서 발생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2, 3월 집단감염 3606명 중 유증상자의 시설 이용이 원인인 게 834명(23%)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4일 중대본 회의에서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일촉즉발의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이번 주에도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 좀 더 강도 높은 방역대책을 검토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영 ksy@donga.com·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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