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가 내줄 숙제 어떻게 풀어야…삼성전자 고민 깊어져

김현수 기자

입력 2021-04-04 16:30 수정 2021-04-0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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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걸린 태극기와 삼성 깃발의 모습/뉴스1 © News1

“누가 어떤 형식으로 참석해야 할지, 미국이 내줄 숙제(미국 내 투자)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

미국 백악관의 반도체 긴급대책회의 초청장을 받아든 삼성전자가 고민에 빠졌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내부에선 주말에도 백악관 초청에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회의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 국가안보·경제 담당 보좌관 주재로 12일 삼성전자, 제너럴모터스(GM) 등과 함께 반도체 부족에 대비하는 긴급 대책회의를 연다고 보도했다. 중국도 한중외교회담에서 반도체 협력을 강화를 요구해 고민의 무게가 깊어지는 상황이다.

삼성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경영진도 지난주 외신 보도를 보고 백악관 초청 사실을 처음 파악했다. 이후 초청장 공문이 확인됐고, 주말에도 대책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초청장 확인이 늦어진 만큼 삼성측은 화상 참여가 가능한지 등 회의의 형식과 내용을 파악하는 상태다. 참석자도 결론내지 못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중이라 김기남 반도체(DS)사업부문 대표(부회장)나 최시영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이 참석자로 거론되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미국 정부가 내줄 숙제에 대한 답이다. 결국 대규모 투자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은 미국 텍사스, 뉴욕, 애리조나 주와 170억 달러(약 19조) 규모의 파운드리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최대 수출처로 알려진 중국 정부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운영 중인데, 중국 정부에서 최근까지도 추가 투자를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서 열린 한중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중국 측은 반도체, 5세대(5G) 이동통신 협력을 요구했다.

삼성은 우리 정부 기류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한국 일자리 부족이 심각한 상태에서 해외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는 것은 우리 정부에 눈치가 보일 수 있다“며 ”이 부회장이 구속 중인 상황이라 삼성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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