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르네사스 이어 대만 TSMC서도 ‘화재’…車이어 가전까지 비상
뉴시스
입력 2021-04-02 10:44 수정 2021-04-02 10:46
차량용 반도체 시장 2위인 일본 르네사스에 이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TSMC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세계 자동차업계가 패닉상태다.
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대만 북부 신주과학단지 내 TSMC 12공장에서 화재가 발생, 정전으로 이어졌다. 공장 변전소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하청업체 직원 1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TSMC 측은 사고 당일 저녁부터 전기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져 생산에 차질이 없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12공장의 완전 가동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세계 완성차업계는 이번 화재로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인 TSMC는 자동차에서 여러 전장 시스템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인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의 전 세계 생산량 70%를 책임지고 있는 곳이다. 세계 3대 MCU 제조사인 NXP·르네사스·인피니언의 TSMC 위탁 생산 비중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IHS마킷은 “미국의 한파와 일본 르네사스 공장 화재에 이어 대만이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초에야 차량용 반도체 공급 회복 노력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완성차업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오는 7~14일 울산 1공장을 세우기로 한 상황이다. 한국지엠 역시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수급난을 겪고 있는 반도체에 대해 대체품을 공급하고, 장기적으로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부문 인수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고봉철 현대모비스 ADAS시스템 센터장(상무)는 “직접 반도체 회사 앞까지 찾아가 대기하는 등 물량 확보에 힘쓰고 있다”며 “수급 부족 상태인 130 나노 공정 제품을 55 나노, 18 나노 공정 제품으로 대체, 반도체 수급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대란이 이어지며 자동차를 넘어 가전업계에도 위기감이 퍼져나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계적 반도체대란이 이어지며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12일 전세계 반도체, 자동차업계 등이 참가하는 회의를 개최키로 했다. 삼성전자와 미국 제네럴모터스(GM),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등이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반도체칩 공급 물량 대부분을 삼성과 대만 TSMC 등이 담당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내 생산 인센티브, 공급망 취약점 개선 등 대책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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