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구글과 맞손… 565억 투자 유치

이건혁 기자 , 김성모 기자

입력 2021-04-02 03:00 수정 2021-04-02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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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유상증자 통해 지분 1.7% 확보
다양한 사업기회 창출 파트너십 구축
양사 ‘신규모델 발굴’ 등 과제 선정
자율주행 분야서 협력 강화할 듯





국내 1위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인 카카오모빌리티가 구글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시장 수성에 나섰다. ‘SK텔레콤-우버 연합군(우티)’에 이어 ‘카카오-구글 동맹’이 등장하면서 모빌리티 시장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구글로부터 5000만 달러(약 565억 원)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고 1일 공시했다. 구글은 유상증자에 참여해 이달 안으로 1주당 5만8205원에 신주 97만848주를 받게 된다. 구글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1.7%를 확보해 카카오(63.4%), TPG컨소시엄(28.3%), 칼라일그룹(6.6%)과 함께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단순 투자가 아니라 다양한 사업 기회 창출을 위한 파트너십 구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TPG는 2017년 5000억 원, 칼라일은 올해 2월 2200억 원을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원했다.

양사는 우선 서비스 혁신, 신규 사업모델 발굴을 과제로 선정하고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한국 기업들을 지원해 정보기술(IT) 생태계를 성장시키는 방안도 함께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와 사물인터넷(IoT) 분야 협력 △구글 서비스와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시너지 △다양한 운영체제(OS) 소프트웨어 관련 협력 등도 과제로 제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투자를 통해 기업 가치를 재차 인정받게 됐다. 총 발행 주식 수(5756만1105주)를 이번 신주 발행 가격으로 단순 계산하면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 가치 평가액은 3조3503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영업적자 351억 원을 내는 등 연간 적자가 확대되고 있지만 택시 호출 플랫폼 1위인 ‘카카오T’를 앞세워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내년 기업공개(IPO)에 나서면 최소 7조 원의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1일 출범한 우티(UT·우버+티맵) 등 후발 주자를 견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구글은 자율주행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카카오T를 이용한 국내 첫 자율주행 서비스를 세종시에서 선보이며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구글도 자회사 웨이모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주행 관련 데이터 확보에 약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글이 카카오T를 통해 확보한 이동 데이터를 제공받으면 자율주행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적잖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영재 KAIST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한국은 5세대(5G) 이동통신 인프라가 갖춰져 모빌리티 분야 테스트베드로 좋은 조건”이라며 “구글이 한국에서 모빌리티 사업 모델 개발에 성공하면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건혁 gun@donga.com·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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