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교회 교역자 섬기며 행복한 동행

손효림 기자

입력 2021-04-02 03:00 수정 2021-04-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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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용인 비전교회
2010년부터 목회비 등 지원… 코로나 위기땐 쌀-김치 전해
교회 주차장 공원으로 꾸며… 지역 주민과 공유하며 소통


경기 용인시 비전교회가 지역의 작은 교회와의 행복한 동행을 약속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교회는 강원 삼척시 폐광촌 어린이와 소외된 가족들을 돕기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비전교회 제공

신용수 목사
경기 용인시 비전교회(신용수 목사)는 2007년부터 15년째 강원 삼척시 도계 폐광촌의 이웃들과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은 탄광산업의 사양화로 경제가 어려워진 지역이다. 한 부모 가정이나 할머니가 아이들을 양육하는 조손가정도 적지 않다. 교회는 국제구호기구인 글로벌비전과 급식, 교복, 학습지, 정보기술(IT)교육 기자재 지원과 문화체험 등을 통해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고 있다. 지난겨울에는 따뜻한 겨울나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연탄 1만 장을 지원했다. 신용수 목사는 “과거 탄광촌이었음에도 오히려 연탄이 없어 겨울을 나기 힘든 곳이 있다”며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연탄 후원이 많이 줄어들고 혹독한 한파까지 겹쳐 소외계층의 겨울나기가 더 어려워졌다. 앞으로 불우이웃돕기 및 청년, 장년들의 봉사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전교회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지역 교회와의 동행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2010년부터 매년 추수감사절 전후에 용인과 안성, 평택 지역의 작은교회 교역자들을 초청해 목회비와 식품 등을 지원하는 ‘작은교회와 행복한 동행’ 사역이 대표적이다. 이번에는 작은교회 교역자들에게 쌀과 김치 등을 긴급지원했다.

“큰 교회도 경제적으로 많이 위축된 상황인데 작은 교회를 생각하고 나누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교회도 힘 닿는 대로 작지만 이웃을 돕고, 어렵더라도 위축되지 않고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어린양교회 정미영 목사)

지역과의 동행을 위한 아름다운 변신도 계속되고 있다. 교회당 앞 주차장 1520m²(약 460평)를 푸른 잔디와 나무, 벤치로 새 단장하고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정원으로 꾸몄다. 교회는 ‘하나님 마음으로 주민을 섬긴다’는 의미에서 ‘하늘마음 공원’으로 이름을 붙였다. 새로 지은 교육관에는 카페를 열고 주민들에게 교제 장소로 개방했다.

주차장에서 공원으로 바뀐 비전 교회 주변.
하늘마음 공원과 카페가 생긴 뒤 교회를 찾는 주민들이 크게 늘어났다. 한 주민은 “코로나19로 여가활동이 어려워 삶이 많이 위축됐다”며 “공원에 와서 편히 쉴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한 카페를 이용할 수 있어 큰 위안이 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이전 설과 5월 가정의 달에 열리던 ‘효’ 실천 경로잔치는 지역사회에서 사랑을 받는 행사였다. 잔치가 열리는 날은 평소 볼 수 없었던 유명 가수 등 연예인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한다. 코로나19가 사라져 지역의 소중한 행사가 재개되기를 바란다는 설명이다. 교회는 설날 홀몸 노인과 중증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생필품이 담긴 사랑의 상자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비전교회의 동행 사역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교회는 2010년부터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등에서 빈곤가정과 아동을 돕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선교물품과 의료품 전달, 우물 파기, 사랑의 집짓기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신 목사는 “우리 비전교회의 표어는 ‘민족을 치유하고 땅끝까지 선교하는 교회’”라며 “우리가 이웃을 돕는 것은 그냥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그저 감사함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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