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수소선박 국제표준 개발… 친환경 미래 선박 건조에 올인

서형석 기자

입력 2021-04-01 03:00 수정 2021-04-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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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래, 빛나는 혁신]현대중공업그룹
사우디 아람코와 수소 프로젝트
공정 과정서 ‘탄소 제로’ 실현도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 “올해 경영 목표를 ‘위기를 넘어 미래를 준비한다’로 정했다”며 “지금의 위기는 확실하게 넘어설 것이고, 미래 준비는 더욱 탄탄하게 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속적인 기술 개발 노력과 더불어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 준비를 통해 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 손잡고 ‘수소 프로젝트’ 추진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지주는 3월 3일 아람코와 수소 및 암모니아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친환경 수소, 암모니아 등을 활용해 협력 모델을 구체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아람코로부터 수입한 액화석유가스(LPG)에서 블루수소를 생산해 탈황설비에 활용하거나 차량, 발전용 연료로 판매할 계획이며, 공정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활용하는 ‘탄소제로 공정’을 실현한다. 아람코로부터 블루 암모니아를 제공받아 2024년까지 설립 예정인 액화천연가스(LNG) 보일러의 연료로도 일부 활용한다. 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조선사 중 최초로 LPG·이산화탄소 동시 운반선과 암모니아 운반·추진선 개발에 나선다.

2월 현대중공업지주는 미국 최대 사모펀드인 KRR와 프리 기업공개(IPO)를 통해 8000억 원 상당의 계열사 현대글로벌서비스 투자를 유치했다. 이 자금은 로봇, 인공지능(AI), 수소 등 미래 사업 육성에 사용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그룹의 주요 사업인 조선사업에서도 수소, 연료전지 등 친환경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사업 중간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3월 3일 한국선급과 ‘수소선박 안전설계 규정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MOU를 통해 세계 첫 수소선박 국제표준을 공동 개발하고, 2022년까지 국제해사기구(IMO)에 제출할 계획이다.

선박이 전 세계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서는 IMO의 선박 규정에 따라 건조돼야 하는데, 현재는 수소 선박 관련 기준이 없다. 한국조선해양은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선급과 함께 선박의 가스 저장 및 연료공급 시스템, 화물처리시스템 등 수소의 안전한 취급을 위한 조건들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풍부한 가스선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공동 연구에 참여한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상업용 액화수소운반선에 대해 한국선급으로부터 기본 인증을 획득했다.

이와 함께 최근 선박의 차세대 동력원인 연료전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두산퓨얼셀과 ‘선박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시스템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를 통해 양사는 예열 시간이 짧고 기존 엔진보다 발전효율이 40% 이상 높은 선박용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개발 및 시스템 통합 설계에 나선다. 한국조선해양은 선박의 연료전지 배치 설계와 선박 연계 시스템 제어 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두산퓨얼셀은 선박용 연료전지 설계, 제작 및 안정성 평가를 맡으며, 양사는 향후 해상 실증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해 2월 현대중공업이 조선업계 최초로 NICE신용평가로부터 녹색채권 발행을 위한 등급 중 최우량 등급인 ‘그린1’으로 평가받았다.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선박을 건조하고 유해물질 저감에 앞장서는 등 환경 개선 효과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중공업은 3월 5일 3000억 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으며 조달 자금은 친환경 선박 건조 및 기술 개발에 쓰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초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을 그룹 최고지속가능경영책임자(CSO)로 선임하고 ESG실무위원회를 신설했다. 위원회는 그룹 내 각 계열사 이사회에 ESG관련 성과 및 이슈를 보고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NICE신용평가 및 딜로이트안진에서 복수로 친환경 인증 의견을 받고 1월 4000억 원 상당의 녹색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또한 현대중공업지주는 경기 성남시에 건설 중인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를 친환경 요소로 설계하고 건립하기 위해 3000억 원 규모의 ‘그린론(Green Loan)’을 체결하는 등 ESG 경영 실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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