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부산물 사료 활용… 소의 가치 재평가 계기 만들 것”

주성하 기자

입력 2021-03-31 03:00 수정 2021-03-31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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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주 한우협회장 인터뷰


지난달 제10회 전국한우협회장으로 당선된 김삼주 회장(54·사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된 한우 산업을 지키기 위해 우직한 한 마리 소처럼 일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한우 사육두수 증가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우산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로에 지금 서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한우 농가들이 매우 힘든 시기다. 코로나19로 소비는 위축됐지만 사료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있고, 여기에 사육되는 한우는 더욱 늘어나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

어려운 상황에서 전국한우협회를 이끌게 된 김 회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받아들이고 한우 가격 안정을 위한 생산자들의 자구 수급조절 노력을 대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우 가격 안정화, 축산환경 규제 피해 최소화, 기업 축산사육 진출 저지, 한우 유통 투명화, 후계 인력 양성, 소통 강화 등 자신이 내건 10대 선거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전국한우협회는 2만8000여 명의 회원이 소속돼 있다. 단일 품목 농민단체 중 최대 규모이며 전체 한우 사육두수의 70%를 협회 회원들이 키운다. 김 회장은 영주시 지부장, 경북도 지회장, 한우자조금 대의원 등을 역임하며 한우산업 지도자의 길을 밟아왔다.

김 회장은 재임 기간(2021년 3월 1일~2024년 2월 29일) 국민에게 소의 가치에 대해 재평가를 받을 수 있는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축산이 미세먼지와 메탄가스 배출 등 환경 파괴의 주범인 것처럼 몰려 부정적 이미지가 생겼지만 사실은 소가 사람이 사용하고 남은 부산물(쓰레기)을 먹어치우는 지구 지킴이라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최근 코로나19로 가정 내 조리 등 소비가 활발해지면서 식용유 매출이 20%가량 올랐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기름을 짜내고 버려지는 엄청난 대두(大豆)는 어떻게 처리할까요. 사람이 먹을 수 없는 환경 폐기물 내지 농업 부산물을 가축 사료로 재가공하고 사료로 활용합니다. 배설된 가축분은 쌀과 채소의 건강한 생장을 돕고, 다 자란 가축은 훌륭한 단백질원 역할을 합니다. 이와 같이 자연 순환적인 가치가 높은 소는 매우 친환경적이면서 경제적인 산업 가축입니다. 반면 소가 생산하는 온실가스 생성량은 매우 미미합니다. 축산 전체적으로 봐도 메탄가스 배출량이 세계에서 생산되는 메탄가스 배출량의 2.7%에 불과합니다. 물론 우리는 가스 배출량과 미세먼지 발생량을 더욱 줄이기 위해 소 사료의 배합비를 조절한다든지, 탄소저감 및 상쇄를 위한 나무 심기 사업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한우의 모든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한우백서 편찬, 축산 환경문제 해결, 기업자본의 축산업 사육 진출 금지 등도 김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김 회장은 협회 회원들과의 진심을 담은 소통으로 화합을 더욱 다져나가기 위해 1일 1지회장, 5지부장 연락을 일상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협회 법인폰을 통해 메신저, 문자 등 24시간 열린 협회 민원 창구를 가용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정부도 한우농가에 대한 규제를 해소시켜 주는 등 지원 사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산 환경 규제를 푸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물론 환경에 대한 고민은 축산업계, 농업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부분이고, 농가 스스로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자구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현실적으로 버거운 제도를 도입하고 이행을 강요한다면 개선하고 싶어도 현장에서는 적용되기 어렵기 때문에 규제를 위한 규제, 행정편의주의적 태도는 농민들의 원성을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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