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를 달리다

이형주 기자

입력 2021-03-31 03:00 수정 2021-03-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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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천국' 여수]백리섬섬길
여수와 고흥 잇는 ‘100리 바닷길’… 교량 7개 완공, 2027년 4개 개통
지역간 거리 44km 줄어 교통 편의… 드라이브 즐기기 좋은 ‘명품 도로’


전남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여수 서쪽 섬들을 연결하는 백리섬섬길은 아름다운 해변을 달리며 봄바람을 느끼기 제격인 명품 해안도로다. 여수와 고흥을 연결하는 연도교 모습. 여수시 제공

전남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에는 많은 섬들이 있다. 여수시 돌산읍과 고흥군 영남면 사이 섬을 해상교량 11개로 연결하는 ‘백리섬섬길’이 국내 명품 해양관광도로로 떠오르고 있다. 연륙·연도교와 해안도로 등으로 이어진 백리섬섬길(39.1km)은 100리 바닷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교량 7개가 완공됐고 2027년까지 나머지 4개가 개통될 예정이다.


여수와 고흥 잇는 바닷길



16일 백리섬섬길의 서쪽 출발점인 고흥군 영남면 우두해변에는 옅은 해무가 끼어 있었다. 우두해변에 자리한 1.3km 길이의 팔영대교를 건너 서쪽으로 가면 여수시 화정면 적금도다. 적금도 입구에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상춘객들이 따스한 봄볕을 즐기고 있었다. 전망대에서 남쪽 바다를 바라보면 멀리 고흥 나로우주센터가 보인다. 광주광역시에서 온 신모 씨(49)는 “한가로이 봄 바다의 풍광을 즐기기에 제격”이라고 말했다.

적금도 전망대를 출발해 달리다보면 빨간 교각이 아름다운 적금대교가 나온다. 적금대교 옆에는 등대가 있는 작은 섬이 있다. 적금대교를 건너면 만나는 섬이 낭도다.

여수시 화정면은 유인도 15개로 이뤄진 섬마을이다. 낭도는 면적 5.02km², 해안선 길이 19.5km로 화정면에서 개도 다음으로 크다. 국도 77호선을 따라 낭도에 들어서자 바닷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이 눈에 들어온다.

낭도 여산마을을 지나 만나는 낭도 선착장이 등산로와 둘레길 출발점이다. 낭도선착장에서 출발하는 둘레1길은 해안선을 따라 쌍용굴과 주상절리, 신선대 등을 볼 수 있는 구간이다. 둘레2길은 산타바오 거리에서 장사금 해수욕장, 역기미 3거리까지 1시간 거리다.

역기미 3거리에서 규포선착장까지 둘레3길 구간은 40분 정도 걸린다. 낭도는 홀로 산행을 하기 좋다. 코스별 소요 시간은 2시간 반에서 4시간이다. 낭도이장 정종기 씨(58)는 “다리가 연결되면서 섬을 찾는 사람이 많아져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낭도와 둔병도를 연결하는 낭도대교는 다리가 아닌 육지도로 같다. 낭도대교를 지나면 완만한 야산과 넓은 개펄이 펼쳐진 둔병도가 나온다. 둔병도를 가로질러 조발도로 가면 둔병대교를 만난다. 조발도에서 육지인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를 연결하는 다리가 화양조발대교다.


여수 육지를 잇는 섬길


전남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여수 서쪽 섬들을 연결하는 백리섬섬길은 아름다운 해변을 달리며 봄 바람을 느끼기에 제격인 명품 해안도로다. 여수시 화정면 적금도 전망대에서 멀리 고흥 나로도를 바라본 모습.
백리섬섬길에서 아직 완공되지 않은 구간은 여수시 화양면∼화정면∼남면을 가로지르는 해상도로다. 육지인 화양면과 화정면 백야도를 연결하는 백야대교는 2005년 완공됐다. 화정면 백야도∼제도∼개도∼월호도와 남면 화태도를 연결하는 연도교(連島橋) 4개는 올 9월 착공하며 2027년 9월 완공될 예정이다.

아직 다리로 연결되지 않은 섬인 개도에는 조선시대 전라좌수영 군마(軍馬)를 기르던 목장이 있었다. 개도는 봉화산(338m)과 천제산(320m) 등 산이 많다. 그래서 여수를 큰 바람으로부터 지켜주는 방파제 역할을 하는 듬직한 섬이다.

개도는 막걸리로 유명하다. 조선시대부터 빚어온 100년 역사의 개도막걸리는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개도이장 정용훈 씨(67)는 “산이 높고 물이 맑아 친환경으로 재배한 쌀과 방풍 등 나물의 품질이 좋다”며 “싱싱한 전복도 개도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화태도와 돌산읍을 이어주는 화태대교는 2015년 완공됐다. 백리섬섬길 구간이 모두 이어지면 호주 그레이트 오션로드나 미국 오버시즈 하이웨이, 노르웨이 아틀란틱 오션로드 같은 세계적 명품관광도로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병완 여수시 기획경제국장은 “고흥과 여수를 연결하는 연륙·연도교 5개가 지난해 완공된 후 두 지역 간 거리가 84km에서 30km로 줄어 교통 편의와 물류비용 절감 등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2027년 나머지 구간에 다리 4개가 모두 완공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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