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1000명 확보, 몸값 띄우기 아닌 경쟁력 위한 것”

이건혁 기자

입력 2021-03-30 03:00 수정 2021-03-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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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운영사 DHK 조현준 CTO

배달앱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의 조현준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4일 서울 서초구 DHK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배달앱은 대체재가 많기 때문에 서비스에 신선함을 주지 못하면 사용자들이 금방 싫증을 느끼고 떠납니다. 회사 매각 여부와 관계없이 개발자 1000명 확보는 꼭 필요한 일입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의 조현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경쟁력 상승과 선제적 기술 개발을 위해 개발자 수가 더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달 15일 DHK가 연구개발(R&D) 인력을 3년 내 최대 1000명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데 대해 일각에서 ‘몸값 띄우기’라는 지적이 나오자 적극 반박한 것이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배달앱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려면 자회사 요기요를 매각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DH는 DHK 지분 전량을 매물로 내놨고, 현재 매각을 위한 물밑 작업이 진행 중이다.

매각을 추진하면서도 정보기술(IT) 업계에 불어닥친 개발자 확보 전쟁에 뛰어들었다. DHK는 현재 약 300명인 개발자 인력을 3년 내 1000명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한 R&D센터 인력에 대한 평균 연봉 인상률도 예년보다 2, 3배 이상 높게 책정해 최대 2000만 원까지 인상해주기로 했다.

조 CTO는 24일 서울 서초구 DHK 본사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요기요는 현 시점에서도 충분한 노하우가 쌓인 좋은 회사다. 사업이 부진해 팔려는 게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DH가 개발인력 확보에 나선 게 단순히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닌,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임을 강조한 것이다.

삼성전자, SK플래닛의 T맵 서비스 개발 총괄을 거쳐 2017년 DHK(옛 알지피코리아)에 합류한 조 CTO는 누구보다 개발자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그는 “개발자가 확보돼야 서비스 전환도 속도감 있게 하고, 더 많은 기능을 넣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발자 수요 폭발은 한국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개발 인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멈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배달앱 시장이 아직도 발전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배달앱 시장 규모는 2018년 4조 원에서 2019년 7조 원, 지난해 11조6000억 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조 CTO는 “배달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재 30분대인 배달 속도를 15분으로 줄여 소프트 아이스크림도 녹지 않게 배달할 수 있다”며 “요기요 등은 이제 음식 배달을 넘어 전체 유통시장에서 경쟁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기요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와 차별화되는 소상공인 컨설팅 서비스를 올해 7, 8월경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3000만 개에 이르는 음식 메뉴를 2000개 수준으로 표준화해, 어느 동네에서 어떤 음식이 얼마나 팔리는지 알 수 있게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들에게 ‘메뉴를 추가하라’거나 ‘이 메뉴는 경쟁이 심하니 다른 걸 개발하라’는 식으로 컨설팅할 수 있다. 조 CTO는 “인공지능(AI) 배달 시스템을 집중 개발해 이용자와 소상공인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배달 서비스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생활을 변화시켰듯이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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