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도입 3주 지연, 물량도 줄어… 백신, 글로벌 공급불안 현실화

이지운 기자 , 이미지 기자 , 김성규 기자

입력 2021-03-30 03:00 수정 2021-03-3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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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백신 보릿고개’ 우려


이달 말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가 공급할 예정이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추가 도입이 4월 셋째 주로 미뤄졌다. 물량도 크게 줄었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은 국제적으로 가중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 불안 탓이다. 최근 인도가 확진자 급증을 이유로 자국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수출을 잠정 중단했는데 그 여파가 한국에까지 미친 것이다.

○ ‘백신 국수주의’… 공급차질 현실화 우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백스 퍼실리티에서 공급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1만6000명분이 4월 셋째 주 국내에 들어온다. 당초 3월 말 34만5000명분이 도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도입 시기가 3주 늦어지고, 물량도 63% 수준으로 줄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 생산 중인 인도 세룸인스티튜트(SII)가 물량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전 세계 공급 일정이 변동됐다”고 말했다.

공급 일정이 바뀐 물량은 전체 규모에 비해 크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유럽과 남미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국가마다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백신 국수주의’가 가열되면 향후 국내 도입 계획에 연쇄적인 차질이 불가피하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50만 명분이 4월에, 87만5000명분이 5월에 들어온다. 정부가 2분기(4∼6월) 도입하기로 계약한 화이자 백신은 총 300만 명분이다. 계약한 물량을 모두 받으려면 6월 한 달간 162만5000명분이 더 들어와야 한다. 4, 5월 물량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양이다.

더 큰 문제는 계약한 모든 백신이 계획대로 들어와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상반기(1∼6월) 중 접종 대상자는 약 1200만 명. 하지만 우리가 계약한 백신 중 지금까지 들어왔거나 도입 일정이 구체적으로 나온 건 889만5500명분에 불과하다. 나머지 310만4500명분을 얀센과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으로 채워야 한다. 이들 백신은 초도 물량의 도입 계획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얀센 백신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증자문단 회의를 통과했다. 이변이 없는 한 4월 중순 국내 사용 허가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초 얀센사 인도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악재가 겹치며 전 세계적으로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2분기 접종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위주로 꾸려가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내달 1일 75세 이상 접종… 동의율 86%

4월 1일에는 일반인 중 75세 이상의 접종이 시작된다. 접종 의향 조사가 절반 이상 진행된 가운데 동의율은 86.1%로 나타났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자다. 하지만 섬 지역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와 같이 유통·보관이 편리한 백신을 활용해 ‘찾아가는 접종’이 실시된다. 전세버스 등을 이용해 외딴 곳에 사는 고령자를 예방접종센터로 실어나르는 계획도 마련됐다.

한편 29일 0시 기준 국내 화이자 백신 접종자는 6만380명으로 나타났다. 현재 사용 중인 화이자 백신 물량이 5만8500명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정보다 1880명이 더 백신을 맞았다는 뜻이다. 질병청은 “최소잔여형(LDS) 주사기를 활용해 발생한 잔량을 예비 접종자에게 놓아 접종량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운 easy@donga.com·이미지·김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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