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하게 여유롭게” 스키니진 가고 와이드데님 온다

사지원 기자

입력 2021-03-30 03:00 수정 2021-03-30 03:18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코로나로 편안한 스타일 인기… 국내외 브랜드서 통넓은 진 선봬
흰색-베이지-카키 등 색상도 다양… 남성들도 헐렁한 데님 즐겨 입어
청바지 넘어 셔츠-코트에도 활용


촌스러워 보이던 뉴트로풍의 헐렁한 청바지가 요즘 대세다.

몇 년간 꾸준히 인기를 끌었던 스키니진의 존재감이 희미해진 대신에 1990년대 스타일의 플레어 부츠컷, 오버사이즈, 와이드 스타일 등 루스핏 데님 제품들은 인기를 얻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원마일웨어(실내와 집 근처 1마일 반경 내에서 입을 수 있는 옷)가 인기를 얻으면서 데님 스타일도 한결 편안해진 것.

해외 브랜드들도 청바지를 보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최근 명품 브랜드 셀린은 바지 하단에 롤업이 된 밑단을 가미해 캐주얼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래퍼들의 헐렁한 청바지를 연상시키는 ‘릴랙스핏’도 줄줄이 나오고 있다. 발렌시아가의 와이드 진, 프레임의 르 제인 하이 라이즈 스트레이트 레그 진 등이 그 예다.

‘보브’의 컬러블록을 활용한 베이지톤의 데님 재킷.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국내 브랜드들도 입기 편한 데님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이 수입하는 브랜드인 아르마니 익스체인지와 디젤도 이번에 넉넉한 바지통의 ‘보이프렌드 진’을 선보였다. 오빠나 남자친구 옷을 빌려 입은 듯한 박시한 옷이란 뜻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벙벙한 하의에 딱 붙는 크롭톱 스타일 상의를 매치하면 더욱 멋스럽게 입을 수 있다. 바짓단을 접는 롤업 스타일에 굽이 있는 힐 등을 함께 신으면 한층 늘씬해 보인다.

남성들도 넉넉한 데님을 즐겨 입는 추세다. 온라인 패션 편집숍 무신사의 데님 부문 월간 랭킹 1, 3위는 각각 토피의 ‘와이드 데님 팬츠’ 라이트블루와 그레이 컬러다. 발등을 살짝 덮을 정도로 긴 기장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강진기 무신사 에디터는 “착용감이 편한 패션 아이템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데님 팬츠도 스니커즈를 덮을 정도로 넉넉한 핏이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잇세컨즈’의 아이보리 루스핏 데님 팬츠와 ‘리스’의 데님 셔츠. 데님 하면 푸른 청바지가 연상되던 과거와 달리 색상과 품목이 매우 다양해졌다. 삼성물산·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데님은 블루’라는 공식도 사라졌다. 하얀 빛이 감도는 빛바랜 빈티지 데님부터 파스텔 톤의 스카이블루, 베이지와 카키 등 데님 같지 않은 다채로운 색상이 활용된다. 밝은 컬러의 데님은 스타일링 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최근 와이드핏의 아이보리 데님 팬츠를 출시했다. 가먼트 다잉(완성된 옷에 색을 입히는 염색 방식) 기법으로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 데님도 아이보리, 카키 등 두 색상으로 선보였다. 에잇세컨즈 관계자는 “베이지, 아이보리, 핑크 등 봄이 왔음을 보여주는 화사한 컬러의 데님이 올해 인기다”라고 말했다.

데님은 청바지에만 국한되지 않고 셔츠, 재킷, 코트 등 여러 품목에 확대 적용되는 추세다. 삼성물산의 구호는 화이트 배색 소매로 포인트를 준 오버사이즈 데님 코트를 선보였다. 네이비색 코트에 파스텔톤의 아이보리 배기 데님 팬츠를 입으면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다.

품목이 다양해진 만큼 데님의 활용처도 넓어졌다. 편하고 캐주얼한 옷이란 통념을 넘어서 여성미를 물씬 풍기는 페미닌룩은 물론이고 출퇴근 복장으로 알맞은 캐주얼 정장에도 두루 활용해보자. 영국 패션 브랜드 리스는 화이트 주름 스커트에 남성스러운 느낌의 데님 셔츠를 코디해 여성미를 부각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텐먼스는 잘 재단된 정장 재킷에 일자 핏의 청바지를 코디해 트렌디함을 강조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정장과 캐주얼, 이지웨어의 경계선이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데님을 정장 재킷이나 조거팬츠, 여성스러운 스커트 등에 함께 스타일링 하는 것도 올해의 눈에 띄는 트렌드”라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