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 LF 회장, 14년 만에 대표이사직 내려놓는다

뉴스1

입력 2021-03-26 12:09 수정 2021-03-2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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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걸 LF 회장.© News1

구본걸 LF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지난 2006년 11월 대표이사에 오른지 14년 4개월만이다.

26일 LF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단 이사회 의장직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이사회와 경영진을 분리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매출 1조 돌파, 사업 다각화로 미래성장 동력 마련

LF는 구 회장이 2016년 11월 LG상사 패션사업부를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설립한 회사다. 구 회장은 지난 2000년대 LG패션 당시 70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을 1조원대로 올려 놓으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그는 회사가 패션사업만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 2014년 사명을 LG패션에서 LF로 변경했다. 사명을 변경한 뒤에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려 나갔다.

2015년에는 온라인 매출 활성화 및 유통구조 다변화를 위해 패션 온라인몰 전문기업 트라이씨클을 인수했다. 또 프랑스 뷰티 브랜드인 ‘불리 1803’의 국내 전개를 통해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헤지스 맨 룰 429’와 비건 뷰티 브랜드 ‘아떼’를 론칭하며 화장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식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 해외 식자재 유통회사 모노링크와 구르메 에프앤드비코리아도 인수했다. 2019년에는 의식주를 아우르는 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국내 3위의 부동산신탁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한 바 있다.

LF 관계자는 “구 회장은 26일부로 LF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LF가 전사차원에서 향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필요한 패션 외 신사업들을 발굴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라푸마 철수, 가장 뼈 아파”

앞서 구 회장은 대표이사직 사임 직전 열린 ‘제 15기 정기 주주총회’에 의장 자격으로 참석해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를 끝으로 국내 영업을 종료한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언급했다. 구 대표는 라푸마 철수를 두고 “뼈아프게 생각한다. 역량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우리가 잘 할 수 있을 것을 잘해야 한다”고 밝혔다.

라푸마는 지난 2005년 LF가 프랑스 본사로부터 판권을 사들이면서 시작된 브랜드다. 한때 배우 고준희·신민아 등이 모델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2009년에는 사업 확대를 위해 국내 상표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적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영업 종료를 선언했다. 다만 중국에선 빠오시냐오가 LF에 수수료를 내고 현지에서 라푸마 라이선스 사업을 진행 중이다.

소규모 M&A(인수합병) 가능성도 내비쳤다. 구 회장은 M&A에 대한 주주의 질문에 “얼마든지 흑자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LF는 라이프스타일 회사다. 하지만 국내에서 라이프스타일 시장이 크지 않다”며 “이에 소규모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회사마다 방침이 다른데, LF는 투자를 해서 (회사를) 키워나가는 방향이다. 단 절대적으로 투자금액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Δ메가 브랜드 직중 육성 전략 Δ유통 채널별 효율성 극대화 Δ사업 포트폴리오의 지속적인 점검 및 사업 다각화 등 세가지 중점 추진 사항도 제시했다.

한편 이날 상정된 네 가지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연결재무제표 및 재무제표 승인의 건’이 원안대로 통과됐으며, 구 회장과 오규식 LF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도 처리됐다.

또 사외이사 감사위원으로 박정근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를 선임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올해 이사보수 한도액은 50억원으로 결정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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