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그룹 ‘수소전문기업’ 변신 시동… “2030년까지 생태계 구축”

서형석 기자

입력 2021-03-26 03:00 수정 2021-03-2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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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드림 2030 로드맵’ 공개


현대중공업그룹이 ‘수소전문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시동을 건다. 조선, 에너지 등 기존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수소산업 전 과정의 사업화에 속도를 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수소사업을 중심으로 한 미래 성장계획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을 25일 공개했다.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에서 수소의 생산, 운송, 저장, 활용을 아우르는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에너지, 기계 등 각 계열사의 역량을 활용하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외부 협력도 모색할 방침이다.

조선사업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수소 운송, 생산, 공급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다. 세계적으로 늘어날 수소 운송 수요를 노리고 안정적 수소 운반을 위한 선박 개발과 수소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하는 수소연료전지 추진선 건조에도 나선다.

수소연료전지 추진선은 기존 내연기관 선박보다 에너지효율이 40% 이상 우수한 데다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같은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전혀 없어 대표적인 친환경 선박으로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전기를 이용해 물에서 수소를 얻는 ‘수전해 기술’을 활용한 그린수소 개발에도 나선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생산에 뛰어든다. 블루수소는 액화석유가스(LPG) 등에서 수소를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해 결과적으로 대기 중 탄소배출을 줄인 수소를 일컫는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달 초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부사장·사진)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에너지 기업 아람코와 ‘수소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블루수소 생산 중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등의 협력을 추진키로 한 바 있다. 생산된 블루수소는 탈황설비에 쓰이거나 차량과 발전용 연료로 판매된다. 이를 위한 수소충전소 180여 개를 전국에 구축하는 것도 추진된다.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는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발전 및 건설기계 장비사업에 나선다.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한 발전사업 가능성이 모색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일렉트릭은 수소연료전지로 친환경, 무소음 발전설비 구축에 나선다. 현대건설기계는 수소 기반의 중대형 건설장비 개발에 나서 탄소배출 없는 중장비 개발에 착수한다.

세계적으로도 현대중공업그룹처럼 에너지의 운송과 저장, 공급을 모두 해본 기업은 드물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정 부사장의 주도로 이러한 경험을 발판삼아 미래 수소 사회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 말 그룹 내에 미래 사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미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2015년경부터 아람코와의 에너지 사업 확대를 모색하는 등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 사업 발굴을 이끌고 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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