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작년 국내 100대 기업 매출 55조 줄어

서동일 기자 , 홍석호 기자

입력 2021-03-25 17:20 수정 2021-03-2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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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총 55조 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악화로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기업들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늘리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와중에서도 미래를 책임질 연구개발(R&D) 비용은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동아일보가 국내 100대 기업(매출액 기준·금융 공기업 제외)의 2019년, 2020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00대 기업 중 총 63곳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541조6000억 원이었던 100대 기업 총 매출액은 지난해 1486조6000억 원으로 떨어졌다. 총 55조759억 원 ‘마이너스 성장’을 한 셈이다.

영업이익도 급감했다. 2020년 100대 기업 전체 영업이익은 87조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6000억 원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삼성전자 착시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8조2000억 원 높은 약 36조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를 제외한 99개 기업의 전체 영업이익을 계산해보면 약 6조7000억 원 떨어졌다는 결론이 나온다.

업종 차이도 컸다. 실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정보기술(IT) 업종과 키움증권을 운영하는 다우데이타 등 증권 업종에서 매출, 영업이익 상승폭이 컸다. 반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포스코, 현대중공업지주 등 정유, 중공업 기업은 만족스러운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전체 연구개발(R&D) 비용은 오히려 늘었다. 경영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는 아끼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100대 기업 전체 R&D비용은 약 49조 원이다. 전년(47조3000억 원) 대비 1조7000억 원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R&D에 사상 최대 금액인 21조2000억 원을 투자했다. 이후 SK하이닉스, 네이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포스코 순으로 R&D 투자가 많았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R&D 비용을 늘렸다.

전체 직원 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00대 기업 내에선 대규모 감원이 없었다는 의미다. 2019년 대비 2020년 100대 기업 직원 수는 9178명이 줄었는데 지난해 말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 인원이 100대 기업 취합에서 빠진 걸 감안하면 감소 폭은 1600여 명 가량에 그친다.

다만 롯데쇼핑, GS리테일 등 코로나19 확산 직격탄을 맞은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고용은 급격히 위축됐다. 롯데쇼핑은 2507명, GS리테일은 1888명 감소했다. 롯데쇼핑의 경우 백화점 226명, 마트 893명, 슈퍼 등 기타 사업에서 1388명이 감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업종에서는 이마트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인 22조330억 원을 거두며 눈길을 끌었다. 2019년 대비 지난해 매출을 총 2조9700억 원 끌어올렸다. 100대 기업 매출 상승 순위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은 3위다.

100대 기업의 유동자산은 88조2000억 원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2조5800억 원 늘었다. 유동자산은 1년 이내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을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 탓에 장기적 관점의 투자보다는 보다 많은 현금을 확보해 위기에 대비하는 단기적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는 의미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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