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종산단 발표前 땅 매입… 장모에 되판 보훈처 간부

권기범 기자 , 세종=유채연 기자

입력 2021-03-25 03:00:00 수정 2021-03-25 09: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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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살펴보니

세종시 원서면 와촌리에 있는 민병원 국가보훈처 기획조정실장 장모 소유의 건물(왼쪽 사진). 민 실장 가족은 2017년 이곳 토지를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지정 11개월 전에 사들여 건물을 지은 뒤 지난해 장모에게 팔았다. 세종시의회 김원식 의원의 부인이 2019년 11월 매입한 세종시 조치원읍 서창리 토지(오른쪽)에는 공사 자재와 폐기물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세종=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국가보훈처의 고위급 간부가 세종시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발표를 약 11개월 앞두고 해당 지역 토지를 매입한 뒤 장모에게 되판 사실이 드러났다. 시민단체 등이 투기 의혹을 제기했던 세종시의회 의원은 부인 명의의 토지 매입이 추가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등이 25일 공개한 ‘2021년 정기 재산변동 신고사항’ 등에 따르면 민병원 국가보훈처 기획조정실장(57) 가족은 2017년 9월 세종시 연서면 와촌리에서 농지 2필지(총 1418m²)를 2억9500만 원에 매입했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 8월 해당 지역을 스마트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했다. 민 실장 가족은 토지 1필지를 2018년 4월 먼저 판 뒤, 같은 해 12월 나머지 토지의 형질을 대지로 변경한 뒤 건물을 지어 2020년 7월 30일 A 씨(77)에게 팔았다. 등기부등본 등을 보면 이 토지는 2억3000만 원, 건물은 2억5000만 원에 판 것으로 나온다. 토지만 쳐도 약 7000만 원의 시세 차익을 거뒀다.

그런데 해당 토지와 건물을 매입한 A 씨는 민 실장의 장모였다. 민 실장 가족은 현재 이 건물에 전세로 그대로 거주하고 있다. 민 실장은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직자가 다주택자 문제로 언론에 언급되는 게 부담스러워 빨리 집을 팔 방법을 찾다가 어머님께 부탁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2015∼2019년 부인이 세종시 조치원읍 일대의 땅을 사들여 경찰 조사를 받는 세종시의회 김원식 의원은 2019년 해당 지역에서 또 다른 토지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의원의 부인은 그해 11월 1일 조치원읍 서창리의 토지 107m²를 1억3900만 원에 샀다. 김 의원은 2015년부터 부인 명의로 조치원읍 봉산리 토지 4필지를 매입해 투기 논란이 일었다. 김 의원을 수사 중인 경찰은 최근 추가 매입 사실을 포착하고 투기 의혹 등을 확인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해명을 듣기 위해 김 의원 측에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의 장남은 지난해 10월 강 의원 지역구인 경남 창원 성산구의 개발제한구역 농지 2필지를 3억6000만 원에 매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당시 2억 원 이상 대출받아 매입자금 대부분을 충당한 것으로 보인다.

‘지분 쪼개기’ 토지 매입 의혹이 일어난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지난해 7월에 부인 명의로 지역구인 경기 남양주에서 토지 매입을 신고했다. 김 의원 부인은 농지 3540m² 가운데 765.29m²를 8억8000만 원에 샀다.

권기범 kaki@donga.com / 세종=유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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