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몇 달 있다 떠나도…LH직원들엔 쉬웠던 ‘세종시 로또청약’

뉴스1

입력 2021-03-24 13:26 수정 2021-03-2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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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행복도시 전경. © News1 DB

세종시에서 아파트 특별공급을 받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중 90%는 현재 세종에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8년간 세종시에서 이전기관 아파트 특별공급에 당첨된 LH 직원은 349명이다. 이중 89.1%에 달하는 311명은 인사발령 등을 이유로 세종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LH 직원들이 세종본부에 근무한 기간은 평균 2년 6개월 정도다.

조직 특성상 실거주가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특별공급 기회를 부여한 셈이다.

심지어 한 LH 직원은 2012년 3월 세종본부에 전입한 지 두달 만인 같은 해 5월 아파트 특별공급에 당첨됐다. 이후 그는 불과 두 달만인 7월 타지역으로 전출돼 세종시를 떠났다.

이 정도는 양호한 수준이다.

LH 세종특별본부에 근무하다 타지역 전출이 확정된 달에 소속 기관장의 특별공급 확인서를 받은 직원도 7명에 달했다. 이들 중에는 이미 타지역으로 근무지를 옮긴 상태에서 확인서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일반인들에게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만큼 어려웠던 세종시 아파트 분양 당첨은 LH 직원들에게 손쉬운 일이었다.

LH 세종본부 직원들에 대한 특별공급 대상 만료 시점이었던 2019년에는 모두 63명의 직원들이 특별공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직전 해인 2018년 35명에 불과했던 당첨자가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들 63명 중 41명 역시 현재 세종본부에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통계 자료를 보면 2017년 5월 2억3479만원에 불과했던 세종시 아파트 평균매매 가격은 지난 2월 기준 5억4442만원으로 무려 131.9%나 뛰었다.

송 의원은 “순환 근무를 하는 공공기관 지사 직원들까지 특별공급 대상으로 포함한 제도 자체에 근본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주를 돕기 위한 특별공급 제도가 실수요자의 기회를 박탈하고 투기의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명백한 정책 실패”라고 덧붙였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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