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와 재기 선수를 모델로 택한 크루즈 회사[강홍구 기자의 ‘휘슬’]

강홍구기자

입력 2021-03-24 11:07 수정 2021-03-2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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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경기 용인시의 한 실외골프연습장에서 조촐하지만 의미있는 후원 협약식이 열렸다. 바로 크루즈 전문 컨설팅 기업인 ‘로이스크루즈’가 박남신(62), 박성준(35) 프로에 대한 후원 계약을 체결한 것. 올 시즌 두 선수는 로이스크루즈 로고를 모자에 새기고 경기에 나선다.

후원 협약식.


현역 시절 ‘아이언의 달인’으로 불렸던 박남신 프로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만 20승을 따내는 등 총 24차례 우승을 차지한 레전드 골퍼다. 한국, 일본 무대를 거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해 2015년 휴매나 챌린지에서 깜짝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던 박성준 프로는 부상 재활 후 올해 일본에서 다시 재기에 나선다.

통상 투어 정상급 선수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유망주들을 주로 후원하는 것을 생각하면 낯선 풍경인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로 국내에서도 보다 인기가 높은 여자 프로 선수들보다 남자 프로 선수들이 보다 열악한 환경과 맞서야 했다. 국내 투어만 하더라도 대회 자체가 줄어든 것은 물론 후원 계약도 여의치 않아 생계유지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로이스크루즈가 시니어 선수와 재기 선수를 후원 모델로 택한 건 강성복 회장(54)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강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선수들은 물론 기업들도 어렵지만 과거 골프 팬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레전드 선수와 재기에 도전하는 선수들에게 힘이 돼주고 싶었다. 누구에게나 관심을 받는 선수보다는 도움이 절실한 선수들을 돕자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출국을 준비하고 있는 박성준 프로도 “첫 후원모델로 선정됐다는 것이 뜻 깊다. 좋은 후원 받은 만큼 꼭 반드시 재기에 성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로이스크루즈 강성복 회장.


7만7000t급 크루즈 선박 출항을 준비 중인 로이스크루즈는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고 관광이 활성화되면 국내, 일본 등을 연결하는 다양한 골프투어 상품도 추진할 계획이다. 사전 수요 조사 결과 수용 가능한 인원을 넘어설 정도로 문의가 이어졌다고 한다. 장기적으로 선수는 물론 대회 후원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강 회장은 “내년에는 아마추어 전국 대회를 개최하고 2023년부터는 프로 대회도 열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의미있는 동행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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