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긴 ‘믿음의 목회’… 박옥수 목사, 세계 목회자들 깨운다

황효진 기자

입력 2021-03-23 03:00 수정 2021-03-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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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소식선교회
미국 최대 기독교방송 CTN서 한국인 최초 성경 세미나 개최
세계 125개국 655개 방송 통해 지구촌 구석구석에 복음 전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교회가 예배와 선교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한 해 박옥수 목사는 온라인으로 성경세미나를 개최해 복음을 전파했다. 성경세미나는 지난해 5월에는 94개국, 10월에는 125개국 655개의 방송국을 통해 중계 방송됐다. 기쁜소식선교회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서인지, 더 복음이 절실했나 봅니다. 온라인으로 이렇게 성경을 중심으로 소통할 수 있다니 기쁘죠.”

서울 서초구 기쁜소식강남교회에서 만난 박옥수 목사(77)의 곁에는 손때 묻은 성경이 함께였다. 대화를 나누는 중간중간에도 그는 때때로 로마서와 히브리서를 펼쳤다. 핵심은 하나였다. 저서 ‘죄 사함 거듭남의 비밀’에 적었듯이 예수님의 희생으로 죄는 사해졌으니, 인생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라는 것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된 가운데 종교생활도 큰 타격을 받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 여파로 대면 예배에 어려움을 겪었고 잇단 교회발 감염으로 사회적 시선도 곱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 기독교인과의 소통을 확대한 교회도 있다. 박옥수 목사가 이끄는 기쁜소식선교회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5월에 이어 10월 ‘박옥수 목사 온라인 성경세미나’를 개최해 전 세계에 성경말씀을 전했다. 무려 125개국 655개의 방송사를 통해 성경세미나가 중계됐다. 미국에서도 최대 기독교 방송 CTN 등 총 85개 방송사가 성경세미나 중계에 나섰다. 올해도 3월 15일부터 5일간 전 세계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CLF 월드콘퍼런스’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등 기쁜소식강남교회는 쉼 없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박 목사를 직접 만나 온라인 복음 전도 활동과 코로나 시대, 교회의 역할 등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기독교계가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대규모 온라인 성경세미나를 개최했다. 해외에서 반응이 뜨거웠다는데….


“1989년 독일에 선교사를 파견하기 시작해 전 세계 1200개 교회를 개척했다. 또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을 지도하며 청소년 문제에 집중하면서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23개국 29명의 정상과 면담했다. 이렇듯 해외에서의 활동을 지속해오면서 쌓인 신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각국의 방송들이 중계에 나서준 것으로 보인다.

방송 후 시청자들이 ‘진정한 위로를 받았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내자 언론들의 보도가 이어졌고 브라질의 ‘헤지브라지우 TV’는 나에 대한 5부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방영했다. 코로나19 시기에 성경세미나가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다 보니 나라는 사람까지 궁금했나 보다.”


―올해 3월에도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CLF 월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온라인으로 신학교도 설립했다고 들었다.


“일반 신도들 외에도 많은 목회자들이 우리 교회의 메시지를 접하고자 해 온라인 신학교인 ‘굿뉴스신학교’를 설립했다. 2년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101개국에서 무려 8000명의 목회자가 입학했다. 다시 성경을 배우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난 것이다. 오직 성경을 중심으로 연합하고 참된 복음을 전파하자는 취지에서 CLF(Christian Leaders Fellowship·기독교지도자연합)를 2017년 3월 출범한 뒤 전 세계 목회자들과의 교류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는 CLF 콘퍼런스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15∼19일 5일간 진행됐다. 성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목회자들의 열망이 교단이나 교파를 뛰어넘는 것으로 보인다.”

기쁜소식선교회의 설립자 박옥수 목사는 2017년 미국 뉴욕에서 범세계적 목회자 단체인 기독교지도자연합(CLF)을 설립했다. 박 목사는 그동안 필리핀, 케냐, 가나, 파라과이 등 23개국 정상과 만나 청소년 교육을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고 CLF를 통해 각국 주요 교단 목회자 60만여 명과 교류하며 전 세계 복음화에 힘쓰고 있다.
―이토록 세계인들이 선교회와 목사님을 주목하는 이유는….

“누적 확진자가 1억20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 사람은 죽음 앞에서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 코로나19로 얼마나 공포를 느꼈겠는가. 특히 피해가 심각했던 브라질에서는 거리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여기에다 스스로를 ‘죄인’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죽음 후 죄인으로 하나님을 마주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더 얹어줬다. 그렇다 보니 ‘죄 사함’을 강조하는 나의 메시지에서 사람들이 위로를 받지 않았나 싶다.

상당수 교회 목회자들은 예수님이 우리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고 하면서도 교인들에게 죄인이라고 한다. 나는 성경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줄곧 ‘예수님이 우리를 대신해 죄를 짊어지셨기에, 우리의 죄는 씻겨졌고 우리는 의롭다’고 설명해왔다. 죄인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이 새로워진다. 이 같은 메시지가 코로나19 시대에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 것 같다.”


―해외에서는 많은 교단과 활동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에서는 자신이 속한 교단과 교파가 아닐 때 배제시키고, 정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직접 만난 적도 없고 메시지를 면밀히 살펴보지 않았으면서도 ‘기도 안 한다’ ‘회개 안 한다’며 무조건 이단이라고 한다. 지난해부터 미국 기독교방송 CTN에서 요한복음강해 시리즈 설교를 하고 있다. 이 방송국에서 시리즈 설교를 한 사례는 한국인 목회자 중 최초라고 한다. 또 2019년 12월 여의도에서 한국 목회자 530여 명이 참석한 포럼에서 90분 동안 설교했다. 직접 강연을 들어본 목회자들이 그동안 나에 대해 오해했다고 고백하며 지속적으로 교류하기로 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목회자 60만여 명이 우리를 따르고 있고 이 가운데 한국 목회자들도 상당수다.”


―코로나 시대, 교회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클 것 같다. 올해 계획은….


“우선 신도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낀다. 지금 코로나 때문에 신도들의 20% 정도만 대면 예배에 참여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마음으로 온라인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주고 있다. 올해에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마인드교육, CLF 활동을 온라인으로나마 지속적으로 전개하려고 한다. 목회자들이 달라지면 교인들이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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