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취준생 85만3000명 사상 최대…“그냥 쉰 ‘니트족’도 크게 늘어”
세종=주애진기자 , 변종국기자
입력 2021-03-21 17:56 수정 2021-03-21 18:50
사진 동아DB
지난달 20, 30대 취업준비자가 1년 만에 7만 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대학 졸업식과 함께 채용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2월에 청년들의 상당수가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취업할 의지조차 없이 그냥 쉰 이른바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도 지난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취업준비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8만3000명(10.8%) 늘어난 85만3000명이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2월 기준 가장 많은 규모다. 특히 20, 30대 취업준비자가 76만 명으로 7만4000명 증가했다. 취업준비자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을 위한 학원이나 기관에서 강의를 듣는 사람과 취업준비를 한 사람 수를 합친 것이다.
청년 취업준비자가 늘어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미루거나 아예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청년들이 취업에 성공해서 취업자로 옮겨가야 하는데, 코로나19로 계속 취업준비자로 머무르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니트족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니트족은 지난해 43만6000명으로, 2019년보다 약 8만5000명(24.2%) 증가했다. 2016년(26만2000명)과 비교하면 4년간 1.7배로 늘었다. 보고서에선 15~29세 비경제활동인구 중 미혼이면서 육아·가사, 통학, 심신장애, 취업·진학 준비, 군 입대 대기 등에 해당하지 않고 그냥 쉰 사람을 니트족으로 분류했다. 전체 청년 인구에서 니트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약 2.8%에서 2020년 4.9%로 2.1%포인트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 둔화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고용 위축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니트족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현경연은 “니트족 증가는 생애소득 감소, 후생 수준 악화는 물론 부모세대의 부담 가중, 사회적 비용 유발, 노동투입량 감소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올해도 취업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해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고 있어서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500대 기업(응답 110곳)을 설문한 결과 올 상반기(1~6월) 한 명도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이 17.3%였다. 채용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한 기업도 절반 가까이(46.3%) 됐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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