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원으로 수백억 자산 일군 ‘전업투자의 전설’ 남석관

김유림 기자

입력 2021-03-21 11:19:00 수정 2021-03-21 11: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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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스몰캡, 대면주에 집중하라”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는 “한 번 지나간 정보도 다시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박해윤 기자]
투자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요즘, ‘전업투자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이가 늘고 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 없는 게 전업투자. 실행에 앞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종잣돈 1000만 원으로 수백억 원대 자산을 일군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로부터 전업투자자로 살아남는 법, 뉴노멀 시대에 적합한 투자 노하우를 들었다.


누구나 전업투자자가 될 수 있나.

“쉽진 않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세계적으로 봐도 경제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하루빨리 투자를 시작하는 게 맞긴 하다. 투자를 본업으로 삼으려면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최근 들어 전업투자로 전향한 분이 꽤 많은데, 부디 험난한 여정을 잘 헤쳐 나가길 바란다. 우리나라에는 전업투자자를 위한 서적이나 조언자가 딱히 없다. 그래서 걱정도 많이 된다. 전업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강인한 멘탈과 시장을 보는 안목이다. 이를 키우려면 공부밖에 답이 없다.”


주식투자를 한 지 몇 년 정도 됐나.

“1986년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은 3개월치 월급으로 주식을 처음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신문에 실린 주식 시세가 유일한 정보 창구였다. 수년 뒤 직장을 그만두고 학원을 운영하다 종잣돈 1000만 원을 들고 전업투자 길에 들어섰다. 몇 번 시행착오가 있긴 했지만 40대 초반에 이르러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 주식투자를 한 지 35년가량 됐고, 전업투자 기간은 20년 정도 된다.”



“꺼진 정보도 다시 보자”

2억 원으로 20억 원을 만든 계좌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는데.

“주식장이 좋지 않을 때 종종 보유 계좌를 오픈한다. 지금은 수익이 그것보다 더 늘었다. 돈의 규모가 커지면 일정 부분은 중장기 투자로 가야 한다. 적은 돈을 크게 불리기까지가 쉽지 않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게 손실이 나지 않도록 지키는 거다. 계좌를 단기용·장기용으로 나눠 단타와 장기투자를 적절히 섞어야 한다.”


뉴노멀 시대에는 어떤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하나.

“주식시장은 세상의 변화를 늘 선(先)반영한다. 세상 보는 안목 없이 투자에서 이길 수 없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언택트 관련주는 계속 주목받을 거다. 요즘 많이 얘기되는 수소차, 전기차도 뉴스가 나오기 시작한 건 4~5년 전이다. 올해 1~2월 우주항공 관련 주식들이 급등했는데 이 역시 기대감이 앞서 반영된 결과다. 많이 올라 있다고 낙심할 필요 없다. 떨어질 때를 기다렸다 저가에 매수하면 된다. 호재가 살아 있다면 기회는 또 온다. 주가가 오른다고 급한 마음에 덜컥 사지 말고, 차분하게 조정기를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한 번 지나간 정보도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인가.

“바로 그거다. 세상에 ‘나만 아는 고급 정보’는 없다. 오픈소스 정보에서 알짜 주식을 찾는 게 진정한 안목이다. 예를 들어보겠다. 3월 초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관련주가 급등한 적이 있다. 그중 스푸트니크V를 의약품위탁생산(CMO)하는 ‘이수앱지스’라는 기업이 두 번 상한가를 치고 얼마 안 돼 급락했다. 120일 선, 60일 선 가격까지 다 떨어졌더라. 그래도 백신 생산 계약을 이미 맺은 상태라 나중에 회사 영업이익은 올라갈 것이라고 봤다. 대량 매수했다. 결과적으로 20% 이상 올랐다.”


쿠팡 뉴욕증시 상장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투자했나.

“상장 소식이 알려지면서 쿠팡과 물류계약을 맺은 ‘동방’이라는 회사가 급등한 적이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급등할 때는 절대 사면 안 된다. 쿠팡이 미국에 상장하는 날짜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주가가 떨어질 때를 기다렸다 동방을 매수했다. 쿠팡 상장 이후 점상(상한가 직행)을 두 번 갔다.”

남 대표는 20년 넘게 ‘매매일지’를 작성하고 있다. 날마다 이슈가 되는 종목을 메모해놓은 뒤 며칠, 몇 달에 걸쳐 해당 종목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는 “기업마다 호재가 터지는 시기가 있는데, 해당 날짜를 다 기억하기 힘들기 때문에 메모해놓고 수시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차 관련주는 최근 박스권에 갇힌 느낌인데.

“너무 많이 올라간 건 의미가 없다. 전기차 선두 주자 테슬라도 고점 대비 20%가량 떨어졌다. 경쟁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물론이고, 중국도 전기차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지 않나. 테슬라가 이 분야에서 독보적 존재라고 하지만 투자자 처지에서는 버거울 수 있다. 호재가 주가에 다 반영돼 있는 거다. 배터리 역시 진일보한 기술이 나와야 주가가 또 한 번 상승할 수 있다. 이미 다 오른 주식만 쳐다보지 말자. 지금은 역발상이 필요하다.”


수익 난 주식, 절반만 팔아라

진정한 포트폴리오는 오를 종목만 담는 것이다. [GettyImages]
어떤 역발상을 말하나.

“한동안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주가 급등했는데, 이제는 대면주다. 이 역시 선반영된 부분이 많긴 하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여전히 있다. 지난해 10월, 11월 여행 관련주를 사기 시작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적어 거래정지까지 갔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상황이 바뀐다는 걸 누구나 알지 않나. 백신 접종으로 수혜를 입을 업종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저점에 매수해 아직 팔지 않은 종목이 몇 개 있다. 많은 사람이 쉽게 범하는 실수가 너무 일찍 매도하는 거다.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생각하면 절반만 팔아라. 나머지 10~20%는 끝까지 가지고 가는 거다. 물론 주가가 떨어져 손해 볼 수도 있지만 오를 수도 있다. 투자에서 100% 이기려고 들면 안 된다. 기회비용을 어느 정도 감수할 줄도 알아야 한다.”


단타를 해도 되나.

“가치투자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단타도 할 땐 해야 한다. 리스크를 줄이면서 수익을 추구하는 게 가치투자이지만, 모든 종목을 가치투자해서는 돈을 못 번다. 투자 목표는 첫째도, 둘째도 수익이다. 때로는 시장에서 요구하는 성장주에 올라탈 줄도 알아야 한다. 시장에서 어떤 게 각광받는지 타이밍을 잘 맞춰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짜야 할지 난감하다.

“포트폴리오 개념 자체를 잘못 이해하는 사람이 많다. 한 바구니에 여러 섹터를 나눠 담는 게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오를 종목과 떨어질 종목을 같이 담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진정한 포트폴리오는 오를 종목만 담는 거다. 예를 들어 2차 전지가 좋다고 생각되면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화학을 한 계좌에 담으면 된다. 어떤 종목이 수익이 많이 날지 모르니 3개를 같이 담는 거다. 투자 경력이 오래된 사람도 한 계좌에 종목을 10개, 20개씩 담는 경우가 있다. 이건 포트폴리오가 아니다. 2~3개에서 수익이 나면 뭐하나. 나머지 7~8개에서 다 까먹는데. 포트폴리오를 잘 짜야 투자가 쉬워진다.”


삼성전자 사기 좋은 시기


몇 개 종목이 적당한가.

“나는 2개 이상 담지 않는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증권사 모의투자 대회에서 5번에 걸쳐 1·2위를 했는데, 이때도 2개 종목 이상 사지 않았다. 종목이 많으면 정신이 산만해져 수익을 내기 힘들다. 중장기 투자 목적으로 굴리는 대형 계좌에도 종목이 몇 개 안 들어 있다. 자산은 ‘집중’해야 불어난다. 특히 적은 돈일수록 더 집중해야 한다. 주식계좌뿐 아니라 생활비 통장계좌나 신용카드도 1~2개가 적당하다. 그래야만 내가 돈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었다.

“미국주식에 투자한 지 10년이 넘었다. 미국과 우리 주식 차트를 비교해보면 아주 유사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테슬라가 고점 대비 20% 떨어졌을 때 우리 2차 전지도 비슷하게 하락했다. 미국주식이 떨어지면 우리 주식도 열에 아홉은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물론 미국주식이 오른다고 우리 주식이 오르는 건 아니다. 해외주식에 관심을 갖는 게 좋긴 하지만, 그렇다고 밤잠 설치면서까지 해서는 안 된다. 요즘은 증권사에서 나오는 해외투자 리포트도 상당히 좋다. 해외투자는 수익이 좀 더디게 나더라도 안전한 곳에 투자하기를 추천한다. 투자 방식은 우리 주식과 똑같다. 급등할 때 따라 사지 말고 호재 발표 이후 한두 번 떨어졌을 때 사라. 최근 나는 아메리칸 에어라인을 같은 방식으로 매수했다. 15달러에 샀는데 코로나19 종식 후에는 25달러 정도 갈 걸로 예상한다.”


미국발(發) 금리 상승에 따른 지수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벌써 손해 본 사람이 많다. 우리나라 주식도 당분간 코스피 3200을 뚫기 힘들 것이라 본다. 고점에 매물대가 많이 쌓여 있다. 그걸 뚫고 올라가기가 어려운 형국이다. 지금은 섹터별로 새로 진입하기에 부담스럽다. 수익 폭이 작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마음 편하게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삼성전자 같은 경우 고점 대비 15%가량 떨어졌는데, 반도체 수퍼사이클 덕분에 여기서 급격히 더 떨어지지는 않을 거다. 자금 여유가 있다면 지금 매수해 배당금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이번에는 특별배당금까지 있어 세금을 제하고도 은행 이자보다 훨씬 많을 거다. 주린이(주식+어린이)가 투자 공부하기 아주 좋은 때다. 자금의 10~20%가량을 안전한 주식에 넣어놓고 주식시장 흐름을 잘 살펴보라.”


장기투자하기 좋은 주식은 무엇인가.

“지금으로서는 미래차, 그중에서도 반도체라고 볼 수 있다. 4차 산업시대에 반도체는 여전히 산업의 쌀이다. 중국이 수년에 걸쳐 반도체 굴기를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다. 우리나라 반도체 분야는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바이오주도 좋긴 한데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2차 전지도 전고체 배터리 등 신기술 개발이 가능한 스몰캡 쪽으로 관심을 가지면 좋을 듯하다. 코로나19 이후를 생각하면 대면 관련주들도 한동안 효자 노릇을 할 걸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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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281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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