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사태로 공직자 이해충돌 논란 재점화…美·유럽선 징역형

뉴스1

입력 2021-03-20 08:04:00 수정 2021-03-20 08: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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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1.3.16/뉴스1 © News1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기 투기의혹이 일파만파 번지면서 공직자의 ‘이해충돌’ 논란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현행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 조항을 담고 있지 못한 데 반해, 미국 등 선진국에선 오래전부터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해, 최대 5년 징역형으로 다스리고 있다.

19일 외신들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이해충돌 방지규정을 도입하고, 법을 위반한 경우 내부징계는 물론 형사처벌 및 벌금부과, 공직박탈로 엄격하게 대응하고 있다.

미국은 1962년 ‘뇌물, 부당이득 및 이해충돌 방지법’을 제정해 공적인 지위와 영향력을 이용해 사적인 이익을 취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해 처벌해 왔다.


공직자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자녀,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단체 혹은 향후 고용될 수도 있는 단체 등과 재정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특정사안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공직자로서 결정·허가 등의 행위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고의성이 없는 경우 1년 이하의 징역형을, 고의성이 있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사안에 따라 벌금형이 더해질 수 있다.

프랑스는 ‘공직자의 투명성과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라 공직자는 취임 시 사적 이해관계를 신고해야 하며 매년 정기적으로 신고하도록 강제한다. 사적 이해관계로는 친인척 관계는 물론, 사업, 공직 임용 전 직업상 중요한 관계를 유지한 경우도 포함한다. 법을 어기면 3년의 징역형과 20만유로의 벌금형에 처하며 선거권도 박탈한다.

일본도 공직자의 이해충돌 행위를 강력하게 처벌한다. 일본의 국가공직자윤리법과 국가공무원윤리규정은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에 대한 구체적 규정을 두고, 공무원이 공직자 윤리를 위반한 경우 징계처분과 함께 형사책임(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엔 이하의 벌금)을 지도록 했다.

독일,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대부분의 선진국도 이해충돌방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독일의 경우 하원의원이 준수해야 할 이해충돌방지 규정을 67쪽에 걸쳐 적시하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 이후 공직자가 직권을 남용해 경영 이권에 개입할 경우 최대 사형, 사유재산 몰수로 다스리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공직자윤리법에 재산등록과 주식 백지신탁 등 매우 제한적인 내용만을 담고 있어 LH 직원과 공직자가 업무상 취득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투기에 활용했는지 규명하고 처벌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이 9년 넘게 국회에서 방치된 것과 무관치 않다.

LH 투기의혹이 터져 민심이 심상치 않자 국회는 뒤늦게 이해충돌방지법 우선 처리를 약속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공청회를 열어 학자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고, 18일 법안심사소위에선 이해충돌방지법 조문을 분석하고, 법을 적용할 고위공직자의 범위에 대해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공직자의 비위행위가 완전히 근절되긴 어려워도, 이행충돌을 범죄로 규정해 처벌할 수 있다면 공무원 사회에도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배귀희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공직자윤리법, 부정청탁금지법, 부패방지법 등에 이해충돌 방지가 규정돼 있지만, 제재 방안 등이 없어 선언적 성격이 강하다”며 “이에 비해 미국에선 이미 오래전 상황을 법안이 통과돼서 공무원들의 이해충돌을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 교수는 “공익을 우선시해야 할 공무원이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얻은 정보로 사적 이익을 취득했다면 당연히 막아야 한다”며 “LH 사태가 터져 여야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법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인 이강훈 변호사도 지난 11일 열린 LH사태 관련 긴급 토론회에서 이해충돌방지 입법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공직자들의 경우 자신과 배우자, 직계 존·비속 명의로 일정한 부동산 자산 취득을 직접 제한하거나 이미 취득한 경우 매각을 포함한 일정 조치를 취하는 입법 등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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