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늘고 거래는 줄고…집값 안정인가, 숨고르기인가

뉴시스

입력 2021-03-20 05:24 수정 2021-03-20 05:25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서울 아파트 매물 한 달 전보다 14.6% 증가
집값 상승률 꺾이고 주택 매수심리도 줄어
거래량 급감…시장 "매수·매도자 동상이몽"
일시적 숨고르기 견해도…"비수기 영향일 뿐"



3월 들어 서울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매수 심리가 한풀 꺾이는 등 집값 안정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4 공급대책을 계기로 패닉바잉(공포 매수) 심리가 누그러지고 있어 당분간 안정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공급대책 차질 우려 등 불안요인이 있어 추세적 안정화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나온다.

2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 매물은 4만5991건으로 지난달 19일 4만135건 보다 14.6% 증가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매물이 늘어나 서울 전체적으로 매물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문구가 25.2% 늘어 매물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도봉구(24.6%), 노원구(23.3%), 동대문구(23.0%), 은평구(21.8%), 종로구(19.9%), 중랑구(18.1%) 등 한강 이북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많이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서울 매매가격 상승률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3월 셋째 주(15일 기준) 서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6%로 2월 초 0.10%를 고점으로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다.

정부가 오는 2025년까지 전국에 83만 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2·4대책 발표를 전후로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 집값이 몇 주에 걸쳐서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줄어들고 있다”며 “2·4 공급대책으로 인한 물량확대 기대감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역대급 공급 확대에 주택 매수심리도 빠르게 꺾이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주간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3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82.4로 전주 90.3 보다 더 떨어졌다.

수도권 매수우위지수도 이번 주 99.6을 기록하며 지난해 11월 30일(98.8) 이후 약 3달 반 만에 ‘매도’ 우위 상황으로 바뀌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 내에서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다’를, 100 미만일 경우 ‘매도자가 많다’를 의미한다.


직전 매매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성사되는 거래도 늘고 있다. 주로 전세 낀 급매물이 최고가 보다 소폭 내려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올해 1월 최고가인 24억2000만원(9층)에 거래된 후 2월 24억원(9층), 3월 23억2000만원(6층)에 거래되며 소폭 하락했다.

서울 강북구 SK북한산시티 아파트도 올해 2월 8억3000만원(16층)으로 신고가를 기록한 뒤 3월에는 7억3000만원(14층)으로 하락한 거래가 이뤄졌다.

시장의 매매 거래량은 급감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 기준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50건으로 2월 3493건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신고 기한이 계약일로부터 30일인 만큼 3월 거래량은 더 늘어날 수 있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감소 추세는 뚜렷한 상황이다.

서울 강북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한 달 전보다 확실히 분위기가 조용해졌다”며 “전세 낀 매물이 조금 저렴하게 나오면 매수자들은 그게 시세 인줄 알고 찾아오는데, 집주인들은 계속 올라갈 것이란 기대가 있어 내리지 않고 있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동상이몽이라 거래 자체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나타나는 거래량 감소가 매수 수요 감소 영향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나온다.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겨울 비수기가 겹치면서 거래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한 해 전반적인 주택시장 흐름이 정체 수준이 될 수는 있어도 하락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규모 공급계획이 투기 의혹 사태로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시장 변수로 꼽힌다.

부동산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는 전세시장과 달리 수도권 매매시장은 아직까지 불안한 양상”이라며 “대규모 공급을 기대하던 수요층이 LH 투기 의혹이 불거진 이후 원하는 물량이 제때 공급될지 의문점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