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통령경호처 과장, 가족들과 광명 땅 사…친형은 LH 직원

황형준기자 , 김지현기자

입력 2021-03-19 18:25 수정 2021-03-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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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직원들을 대상을 신도시 토기거래내역을 전수조사한 결과 19일 대통령경호처 A 과장(4급)이 3기 신도시인 경기 광명시에 가족들과 공동으로 413㎡ 규모의 전답을 보유 중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A 과장의 형은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다. 경호처가 자체조사를 거쳐 즉각 A 과장을 대기발령하고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수사 자료를 넘기기로 한 것도 A 과장과 누나, LH 직원인 형의 부인 등 가족 4명이 함께 땅을 사는 과정에서 LH 내부 정보가 활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없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의 공직자 토지거래 2차 전수조사에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23명과 지방공기업 직원 5명 등 28명이 신도시 지구나 인접 지역에서 토지 거래를 한 것으로 조사돼 이 가운데 23명을 합수본에 수사 의뢰했다. 이로써 앞서 11일 국토교통부와 LH 직원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사에선 수사 의뢰한 LH 직원 20명을 합쳐 합조단이 수사 의뢰한 공무원은 43명으로 늘어났다.

●광명신도시 땅 산 경호처 과장 친형은 LH 직원
청와대는 이날 경호처가 직원 본인과 직계 존·비속 3458명에 대해 별도의 자체조사를 실시한 결과 A 과장의 부동산 보유거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A 과장은 2017년 9월경 3기 신도시인 광명의 토지 413㎡를 가족 4명과 공동 명의로 구입했다.

경호처는 이를 확인한 16일 바로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고 정만호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밝혔다. 그는 “명확한 사실 관계 확인과 위법성 여부의 판단을 위해서 합수본에 관련 자료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 과장은 2002년부터 경호처에서 근무해 왔다.

합수본에 수사의뢰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A 과장이 조사 전에 자진 신고한 점 등을 감안해 합수본에서 판단하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안팎에선 LH 직원인 형은 제외한 채 A 과장과 형수, 누나 등 가족 4명 명의로 경기 광명시 소재 전답을 매입한 것이 석연치 않다는 의문이 나온다.

경호처 외에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직원 중에서는 투기 의심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다만 비서실 소속 환경정리 담당업무 기능직 공무원과 정부부처 파견 근무 중인 행정요원 모친, 국가안보실 소속 파견 근무 중인 행정관 부친 등 3명이 신도시와 인근에서 부동산 거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공적 정보를 이용한 투기로는 판단되지 않았다”며 “합수본에 관계 사안을 수사참고자료로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지자체 공무원 등 23명 수사의뢰
합조단은 이날 3기 신도시 관련 지방자치단체 내 개발업무 담당공무원과 지방공기업 직원 8653명을 조사한 2차 전수조사에서 가족 간 증여로 확인된 5명을 제외하고 투기로 의심되는 지자체 공무원 18명과 지방공기업 직원 5명 등 23명에 대해 합수본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사 의뢰된 공무원 가운데 지자체 직원은 광명시 소속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안산시 4명, 시흥시 3명, 하남시 1명이었다. 지방공기업은 부천도공 2명, 경기도공·과천도공·안산도공이 각 1명씩이었다. 이들이 소유한 토지는 총 32필지로 농지가 19필지로 가장 많았다. 1인이 여러 필지를 보유하거나, 다수가 토지를 공유로 매입하는 사례도 있었다.

합조단은 이들 외에 개인정보제공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127명의 명단도 합수본에 통보하기로 했다. 합수본은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지자체·지방공기업 직원들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에 대해서도 합수본에서 토지거래내역 정보 등을 활용해 조사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발본색원하라는 국민적 기대와는 딴판으로 찔끔찔끔 중간보고하듯 발표하는 모양새가 왠지 군색하다”며 “청와대 고위 공직자를 포함한 성역없는 수사를 철저히 실시하라”고 비판했다.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
김지현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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