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LH 땅투기 막겠다” 2주째…어떤 후속대책 거론됐나

뉴스1

입력 2021-03-19 06:17 수정 2021-03-1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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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1.3.18/뉴스1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에 따른 재발방지 대책으로 공직자의 재산 형성에 관한 규제와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얻은 이익의 ‘최대 5배’ 환수를 정치권 및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청와대의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법적 조치’ 외 부당이득 환수 방안도 찾았다. 정부가 법 개정이나 수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도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농지법 위반 토지의 강제 처분과 신도시 입주권 차단이 대표 예시다.

LH 개혁의 경우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청(해경) 해체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무조건적인 쪼개기보다는 조직의 투명성·효율성 강화를 우선할 방침을 세웠다.

물론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LH의 토지공사-주택공사 재분할 등 초고강도 구조조정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다.

◇‘추락’ 공직사회 신뢰회복…7~9급도 재산등록 검토

19일 정부에 따르면 현재 LH 사태에 대한 정부 대책은 공직·민간을 총망라한 ‘투기근절·재발방지 방안’과 ‘LH 혁신방안’ 등 크게 두 가지로 마련되고 있다. 두 대책은 모두 이달 안으로 확정해 발표한다는 목표다.

투기 재발방지와 관련해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는 Δ공무원 재산등록 의무화 대상 4급→7급 확대 Δ부당이익 최대 5배 환수 Δ투기 의심자에 대한 대토 보상(다른 토지로 보상하는 것) 배제 후 현금 보상 등이 거론된다.

특히 공무원 재산등록 확대는 무너진 공직사회 신뢰를 생각했을 때 피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그간 정부 재산등록 대상은 국가·지방자치단체 정무직 공무원, 4급 이상 공무원 등이었는데, 이를 7급이나 9급 이상까지 확대하는 방안이 언급된다.

부동산 관련 업무에 몸담은 공무원·공공기관 임직원은 향후 거래 때마다 소속기관 신고를 의무화하는 방안 역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공직자의 재산형성 과정 전반을 투명하게 감시·관리하는 체계를 안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처벌은 ‘징벌적’으로…법 고치고 신도시 입주 ‘차단’

부동산 투기 등 부정한 재산형성이 드러난 경우에는 ‘징벌적 손해배상’ 수준의 처벌을 가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이미 관련 제도가 도입된 자본시장을 참고하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제443조)은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 1년 이상 징역 또는 그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참고해 부정한 부동산 거래에 대한 처벌을 명시 중인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대한 법’(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와 사법부 도움이 필요한 사안에만 기대지는 않기로 했다. 이번 LH 사태는 그 파문에 비해 차명거래 활용, 소급처벌 불가 등 법망을 빠져나간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국회 상임위에 출석해 “차명 또는 친인척 명의, 비공개 정보를 활용한 불법·부당한 투기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률적 처벌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런 법적 조치 외에도 부당이득에 대해서는 최대한 환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정부는 1차 합동조사에서 확인한 LH 투기 의심자 20명에 대해 농지법 위반 발견 시 수사 결과와는 별개로 토지 강제 처분을 하겠다고 17일 밝혔다.

또한 토지수용 시에는 차익실현 차단을 위해 대토 보상을 받지 못하게 할 계획이다. 즉, 신도시 입주권 없이 오로지 현금만 준다는 내용이다. 이는 지자체와 지방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다음 2차 조사에서도 똑같이 적용하기로 했다.

◇LH ‘해체’?…“해경 교훈 · 조직 능률도 고려할 것”

LH 혁신은 12년 전으로의 조직 재분할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고 있다.

LH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합쳐 출범했는데, 이를 다시 분해하는 초고강도 개혁안이 검토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도시개발 외 토지 매입·보상 부문만 따로 떼어내 별도 조직이나 위원회를 꾸리는 방식, 지자체 공사로 이관하는 방식까지 들여다 본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인 LH 혁신 방향은 ‘투명성’이다. 다만 조직 능률과 효율성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로서 함께 고려하고 있다.

같은 날 안일환 기재부 2차관은 “불공정·비도덕 행위가 발생하지 않게 투명한 조직으로 환골탈태가 (LH 혁신안의) 첫 번째”라면서도 “가능하면 빨리 발표하려고 하지만 기능 조정이다 보니 점검해야 할 것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정세균 총리도 “(박근혜 정부 당시) 해경 사례를 유념하고 있다”며 “이를 되풀이하기보다 미래지향적이고 능률이 확실히 나는 조직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했다.

2014년 세월호 사고 부실대응 비판이 고조되면서 단행된 해경 해체는 그 과정이 ‘졸속’이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같이 여론 무마를 위해 기관을 성급하게 해체했다가는 해당 기관 기능이 다시 필요해져 되돌릴 수 있으니 효율성까지 모두 따져 혁신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LH 등 전체 공공기관에 대한 감독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를 개편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관에 평가상 더 큰 불이익이 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감독 전담기구인 부동산감독원 출범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 부총리는 “시장 교란행위 추적과 정보분석 등이 주 목적인 감독원 설치가 늦어져 통제 장치에도 소홀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반드시 감독원 설치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국회에 당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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