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이미 뉴노멀로 자리잡아… 대응 못한 기업은 타격 불가피”

김자현 기자

입력 2021-03-18 03:00 수정 2021-03-18 03:35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본보-채널A ‘제17회 동아모닝포럼’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한 ‘제17회 동아모닝포럼’이 1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렸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로의 대전환과 자본시장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전문가들은 ESG 투자가 기업들의 뉴노멀로 자리 잡은 만큼 정부를 비롯한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의지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얼마 지나지 않아 ESG(환경·사회·지배구조)라는 용어를 별도로 쓰지 않게 될 겁니다. 모든 곳에서 당연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신진영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

동아일보와 채널A는 1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ESG 시대로의 대전환과 자본시장의 미래’라는 주제로 ‘제17회 동아모닝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ESG가 불러올 자본시장의 변화와 기업이 주목해야 할 ESG 리스크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전망과 해법을 제시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신진영 원장은 “글로벌 ESG 투자 규모가 2030년까지 100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ESG 투자가 기업들의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만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은 주제발표를 통해 “기업들은 ESG를 부가적인 요소가 아니라 경영의 근본 전략과 투자 의사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코발트’가 아동 노동 착취와 환경 문제로 논란이 되자 테슬라가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배터리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것을 주요 사례로 제시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ESG가 ‘규범’에 그치지 않고 실제 ‘투자 성과’로 이어지는 광범위한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에 적응하기 위해 정부, 기업 등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동석 삼정KPMG 전무는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은 ESG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ESG에 서툰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소외되거나 고객사와 거래가 끊기는 등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여성 사외이사, 탄소배출량 등의 정보가 인공지능(AI) 등을 통해 축적되면서 2, 3년 후 경영 수익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윤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민간전문가는 “국민연금이 ESG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ESG를 고려하는 것이 장기적인 수익성에 도움이 되고, 투자한 기업의 리스크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기관투자가들과 기업들은 발 빠르게 ESG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해부터 화석연료 매출이 25%가 넘는 기업들을 투자 대상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네덜란드 연기금 APG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탄소 배출 비중을 25% 감축하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목표를 바탕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이 ESG 트렌드에 적응하는 데 편차가 크고 ESG 평가, 정보공개와 관련한 표준안이 마련되지 않은 점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강지호 한국거래소 ESG팀장은 “한국 기업들의 ESG 경영 단계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모든 상장기업이 따라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며 “특히 중견, 중소기업들은 당장 ESG 정보를 공개하지 않더라도 시장이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미리 선별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도인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국내 ESG 펀드의 편입 자산이나 ESG 수준이 일반 펀드와 큰 차이가 없고 ESG 이행 결과를 파악하기 위한 공시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 또한 공시의무를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등 변화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